지방대생 취업 숨통 트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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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북대.원광대 등 전북지역 대학 졸업예정자들의 취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본격적인 채용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이 이들 지방대학 학생들의 고용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전북대에 따르면 지난 달 2학기 개강 이후 국내 4백여 기업이 1천5백여장의 원서를 보내 왔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 체제가 시작된 1998년 이후 매년 5백여장에 불과했던 데 비해 2배나 늘어난 수치다. 원광대도 현재까지 받은 각 기업들의 원서가 1천4백여장에 이르러 지난해 이맘때 3백여장보다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군산대.전주대.우석대 등도 각각 8백여장 안팎으로 2~3배 불어났다.

전북대 측은 "삼성.현대.SK를 비롯한 대기업의 취업 추천 의뢰가 IMF 이전보다 늘어나 올해 대기업 취업이 3백명선에 이르는 등 취업율이 크게 높아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전주공업대학 등 일부 2년제 대학들은 4년제 대학들보다 더욱 낙관적이다.

이 대학 취업담당 崔모(49)씨는 "올해는 취업을 했다는 것 자체보다는 얼마나 좋은 기업에 들어가느냐를 따질 정도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지방대학에도 취업 추천서가 많이 오고 있는 것은 벤처기업들의 덕이 적지 않다.

벤처기업들은 창의성이 뛰어나고 '끼' 가 있는 사람의 선발을 수도권 대학에 한정하지 않고 지방대학에까지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졸업 예정 학생들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원서 교부의 증가가 곧바로 취업자 수의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상당수의 대기업이 원서나 취업 추천의로서를 보낸 것은 정부가 '지방대학 출신에 대한 문호 확대' 를 촉구했기 때문에 마지못해 원서만 보내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李모(26.원광대 경영 4년)씨는 "선배들이 원서도 없어 신입사원 모집에 응시조차 못하던 것에 비해선 나아졌으나 추천서를 받은 학생 중 몇명이나 실제 취업이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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