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가을 개편 '열린 채널'등 신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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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KBS가 9일부터 가을 프로그램 개편을 시행한다.

신설 프로그램은 김용옥교수가 공자를 강의하는 '도올의 논어이야기' (KBS1 금 밤 10시),

북한 조선중앙TV가 직접 찍은 화면을 통해 북녁 산하를 보는 '북한 리포트-서울에서 평양까지' (KBS1 밤 10시),

매회 초등학생.중학생의 2박3일 합숙과정을 보여주는 'TV캠프-우리누리' (KBS2 월~수 저녁 6시30분),

가족 구성원이 서로에 대한 불만과 바람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가족환상곡' (KBS2 밤 7시)등 교양.오락 합쳐 모두 11개.

대규모 개편은 결코 아니지만, 평소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할 말이 많았던 시청자들에게는 주목한 만한 프로그램이 포함돼있다.

매주 30분 분량의 '열린 채널' (KBS1 토 오후 4시30분)이 그것. 시청자 주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100분 이상(월요일)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을 방송하도록 규정한 새 방송법에 따라 신설한 것으로, 시청자가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이같은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은 각종 사회 현상에 대한 시청자의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이른바 '방송에 대한 시청자 접근(Public Access)' 차원에서 각국 공영방송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 국내 방송사가 편성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실제 프로그램이 방송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KBS측은 "일단 가편성을 해놓았지만,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방송은 11월쯤에야 가능할 것" 이라고 밝혔다.

KBS는 시청자위원회 산하에 소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운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방송위원회측은 "새 방송법에 따라 방송위원회가 출범한 지 반 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KBS가 이사선임, 시청자위원회 구성 등 일정이 많아 준비가 늦어진 것" 이라면서 "늦어도 연내에는 방송이 가능하도록 KBS와 시청자.시민단체 양쪽을 독려하고 있다" 고 밝혔다.

시민단체 쪽에서는 참여연대 등 22개 단체들이 지난 3월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시민사회단체협의회' 를 구성, 적극적인 참여의지를 표명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측도 "방송관련 기자재 등 자체 제작역량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행안만 발표되면 프로그램을 내놓을 생각" 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지난 7월부터 방송위가 방송발전기금 중 매월 4천만원씩 배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진정한 '시청자 참여' 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작비 지원기준 등 구체적 운용규칙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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