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본고사' 부활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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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002년 대입에서 대학별 본고사를 치르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려던 교육부 계획이 규제개혁위원회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사립대를 중심으로 모집 단위별로 본고사와 유사한 형태의 국.영.수 교과목의 지필고사가 시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규제개혁위가 지난달 29일 전체 회의를 열고 입법 예고 중인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본고사 금지조항에 대해 "법으로 본고사를 금지하는 것은 대학의 선발권과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 이라며 법개정 작업을 보류토록 통보했다.

교육부는 개정안을 보완해 규제개혁위에 재차 심의를 의뢰키로 했으며, 심의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현행처럼 행정지도 방식을 통해 대학들이 본고사를 치르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사립대들은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부풀리기돼 있고 수능시험이 갈수록 쉬워진다는 이유로 2002학년도부터 모집 단위별로 고교 학력측정 형태의 지필고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필고사는 논술고사와 국어.영어.수학 과목별 고사를 혼합한 형태여서 유사(類似)본고사 성행 및 이에 따른 수험생들의 준비 부담 등이 우려된다.

한편 대학별 본고사는 97학년도 이후 고교교육 정상화와 과외 억제를 위해 국.공립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의해 논술고사를 제외하고 전면 금지됐다.

반면 사립대는 법의 규제를 받지 않아 사실상 자유롭게 치를 수 있었지만 교육부가 행정지도로 막아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수험생의 기초적인 수학능력을 측정하는 평가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대학들이 교과목 위주로 본고사를 치를 경우 법이든 행정지도든 막겠다" 고 밝혔다.

강홍준.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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