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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이곳저곳 양념부터 다르죠, 뭘 배울까 먼저 고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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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글=이도은 기자 사진=김상선·권혁재 기자

‘키친네트’에서는 요리 연구가 이혜정씨가 식재의 궁합과 균형적인 식사에 대해 알려준다.

천연 양념 배우려면 ‘키친네트’

“녹두에는 식물성 콜라겐이 있어서 나이든 여자들이 먹으면 피부가 고와지죠.” 요리 연구가 빅마마 이혜정씨가 특유의 입담으로 수업을 이끈다. 선생님과 수강생들이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는 와중에도 화제가 휙휙 바뀐다. 장바구니 물가를 얘기하다 옆길로 새서 자식 자랑을 하는 식이다. 이씨 스스로 ‘시끌벅적’이 수업의 컨셉트라고 할 정도다. 수강자 8명이 1년 이상 같이 수업을 들은 ‘팀워크’ 덕에 가능한 일이다.

수업에선 한식을 기본으로 한 퓨전 요리를 다룬다. 한 번에 서너 가지를 다루는데, 전채에 메인 요리 한두 개, 식사까지 코스에 가까운 구성이다. 식당 메뉴 중 두부볶음밥·검은깨 볶음우동·버섯 카푸치노 등은 할 때마다 호응이 높다.

이곳의 수강생 대부분은 40, 50대다. ‘이미 집에서 밥 해먹고 산 지 20년 이상’인 경력에 선생님이 하는 것만 봐도 감을 잡는다. 레시피와 다른 몇 가지만 메모하는 식이다. 어떻게 맛을 내야 하는지보다 영양상 균형을 맞춘 요리법, 천연 재료를 알기 위해 오는 이가 많다. 실제 레시피에도 파기름·마늘기름 등 생소한 양념이 나오는데, 수업에선 이 비법을 알려준다. 무말랭이 같이 여느 요리 강습에서는 배우기 힘든 메뉴를 다룬다거나, 고정 수강생들에게 김장김치를 나눠 주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강의는 한 달에 한 번이고 10회 100만원. 1년 이상 듣는 사람이 많아 토요일을 제외하곤 새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서울 신사동 642-20 / 02-517-3250.

접대용 상차림 잦다면 ‘메이스 테이블’

재일동포 아버지를 둔 요리 연구가 메이가 일본 가정식을 가르친다. 된장국부터 무침(아에모노), 조림(니모노) 등 평소 맛보지 못한 일식 반찬을 배울 수 있다. 함께 꾸리는 음식점 ‘리마인드20’의 메뉴 일부이기도 하다.

정규 수업은 2주에 한 번씩 여섯 번을 진행한다. 초기엔 돈가스·카레 등을 다루지만 고급 단계에선 가이세키 요리까지 도전한다. 이쯤 되면 레스토랑 음식 맛이 웬만큼 나온다는 게 선생님의 설명. 하지만 요리 초보자일 땐 처음부터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끼리 새 팀을 짜오는 게 낫다. 수강생 절반 정도가 현직 요리 강사들인 데다, 주부라 해도 대부분 집에서 자주 손님을 치러봤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업도 100% 시연이고, 2~3명이 두세 개 테이블에 나눠 앉아 그걸 ‘구경’하는 자세다. 두 시간 안에 음식은 다섯 가지씩를 다루고 핵심만 뽑아가는 족집게 강의나 다름없다.

이곳에서는 특히 요리 스타일링에 비중을 둔다. 재료에 밑간을 거의 안 해 손이 덜 가는 음식들을 선보이는 대신 그릇에 담는 요령을 따로 전수한다. 접대용 상차림이 많은 이들이라면 유용한 내용들이다. 요리 외 앙꼬다마(팥앙금이 들어간 작은 떡)같이 보기만 해도 앙증맞은 디저트도 수강생들의 요청이 많다. 저녁엔 카페가 되는 곳을 수업 때 이용해 공간이 널찍하다. 6회 48만원. 8명 정원. 일일 수업도 있다.

●서울 부암동 275 / 02-734-1525.

초간단 요리 관심 있을 땐 ‘아이올리 135’

서울 신문로에 있는 아이올리 135는 평소에도 인근 직장인들의 아지트 역할을 했던 레스토랑. 단골들 중 ‘요리 좀 가르쳐 달라’는 요청이 많아 19일부터 수업을 시작한다. 파는 음식 자체가 워낙 퓨전이라 뭘 배워도 그럴듯할 것 같다는 게 일찌감치 수업을 예약한 이들의 얘기다. 2층 양옥집을 개조한 레스토랑 지하에 쿠킹 스튜디오를 꾸며 시연과 실습이 모두 가능하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 하는 ‘스피드 파티요리’는 직장인들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 퇴근 뒤 집에서 후딱 해먹으면서도 폼나는 요리들로 메뉴를 구성했다. 시금치 포마치오, 두부 오꼬와처럼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샐러드·단품요리들이다. 최씨는 “맞벌이 주부의 경험상 재료가 단순하고 조리 과정이 짧은 요리가 배우고 나서도 쓸모있다”고 설명한다.

레스토랑에서 쓰는 각종 소스가 궁금할 땐 주말반을 노려볼 만하다. 5주에 걸쳐 토마토·마늘크림·데리야키 등 주요 소스의 만드는 법을 공개한다. 한번 배워놓으면 꼬치구이·파스타·수프 등 각종 요리에 응용하기 편하다.

와인을 가져오면 수업 뒤 시식을 하며 즉석 파티를 할 수 있다. 또 재료 사는 게 귀찮아 복습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선 그날 배운 1회 분량의 재료를 따로 팔기도 한다. 5회 25만원. 6인 정원.

●서울 신문로 2가 135 / 02-501-6702.

[수강생들이 뽑은 메뉴 베스트 3]

수강생들의 반응이 좋았던 쿠킹 스튜디오 메뉴를 뽑아봤다. 수업을 듣지 않고도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조리법도 간단하다.

키친네트의 ‘문어 샐러드’

재료
데친 문어다리 2개, 미나리, 참나물 각각 50g씩. 샐러리 1/2대. 무채 약간. 파기름 1~2큰술, 소금, 후추, 식초 약간

1 문어는 한 잎 크기로 썰고, 미나리·참나물은 2~3cm 길이로 썰고,

대파와 샐러리도 작게 썬다. 무는 껍질을 벗겨 채썬다.

2 문어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채소를 올린다.

3 파를 다져서 올리브기름 1컵과 섞어 파기름을 만든다.

4 작은 냄비에 파기름을 넣고 연기가 나기 직전까지 데워 그릇 위에 끼얹고

잘 섞는다. 소금·후추·식초를 취향에 맞게 뿌린다.

메이스테이블의 ‘데리야키 발사믹소스 치킨’

재료
닭안심 500g,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 샐러드용 야채

데리야키 소스 간장 1컵, 미림 1컵, 정종 1/4컵, 마늘 4쪽, 생강 1쪽, 설탕 1큰술, 물엿 2큰술, 꿀 2큰술, 통후추, 대파 10cm, 레몬 1개

발사믹 소스 딸기 10~15개, 레드와인 1컵, 발사믹비네거 1/2컵, 설탕 4큰술, 소금 조금

1 데리야키 소스 재료를 모두 넣고 약한 불에서 절반이 될 때까지 졸인다. 이때 마늘·생강·레몬은 얇게 저민다.

2 발사믹소스도 모든 재료를 넣고 원래 양의 절반이 될 때까지 졸인다.

3 닭 안심은 깨끗하게 손질한 뒤 소금·후추·올리브오일에 재워둔다.

4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닭 안심을 넣어 노릇하게 굽다가 데리야키 소스를 넣어 졸인다.

5 접시에 데리야키 치킨을 담고 발사믹소스와 채소를 곁들여준다.

아이올리 135의 ‘버섯 미소 리조토’

재료
얇게 썬 표고 30g, 불린 쌀 2컵, 느타리버섯(가늘게 찢어서) 50g, 참기름 1작은술, 다진 양파 30g, 다진 홍고추 5g, 올리브 오일 2큰술, 다진 쪽파 2큰술, 후추 약간, 미소(일본된장) 3큰술, 물 4컵, 청주 1/2컵, 화이트 와인 1/2컵

1 씻은 쌀을 체에 바쳐 물기를 빼둔다.

2 냄비에 미소·물·청주·화이트와인을 넣고 끓여 국물을 만든다.

3 팬에 올리브오일·참기름을 넣고 양파와 불린 쌀을 넣고 볶는다.

4 쌀이 투명해지면 만들어 둔 국물 1컵을 넣어 저어가며 끓인다. 국물이 없어지면 다시 넣고 끓이기를 반복한다

5 쌀이 거의 다 익었을 때 느타리·홍고추를 넣어 불을 줄여 국물이 자작해지면, 접시에 담은 뒤 다진 파와 후추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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