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폭탄조끼 입고 대통령궁 난입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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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대통령궁과 주요 정부 건물을 목표로 한 탈레반의 동시 다발 테러가 발생한 18일(현지시간) 한 무장 경찰이 불타는 그랜드 아프간 쇼핑센터 앞에서 소총을 겨눈 채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대통령궁 인근에 있는 이 쇼핑센터에서는 탈레반과 아프간 군·경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다. 이날 테러는 새 내각 취임식이 열리던 중 발생했다. [카불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과 정부청사를 노린 탈레반의 동시다발 폭탄 테러가 18일 카불 시내 한복판에서 발생했다. 정부 요인 암살을 목표로 한 자살 특공대식 공격이었다. 탈레반은 “대통령궁과 재무·법무·광산부, 중앙은행을 공격 목표로 대원 20명이 카불에 들어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 가운데 1명은 대통령궁 출입구에서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테러리스트들은 대통령궁으로 향하던 도중 쇼핑센터 2곳, 영화관, 5성급 호텔 등 민간 건물에서 폭탄 공격과 함께 총격전을 벌였다. 정부청사를 표적으로 삼았던 지난해 2월 동시다발 테러 이후 가장 대담한 공격이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 1명과 아프간 보안군 대원 등 5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다. 폭탄을 터뜨려 자폭한 테러리스트 등 탈레반 7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AFP는 전했다. 하미르 카르자이 대통령은 “각료들의 취임 선서 의식이 진행되던 중 대통령궁 주변에서 공격이 시작됐으나 수시간 만에 보안군이 상황을 통제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공세적 아프간 전략을 펴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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