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체조] 라두칸 약물 반응 금 1개 박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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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금메달 한개를 앗아간 감기약 두알' .

여자 체조 2관왕(단체.개인 종합)에 오르며 시드니 올림픽에서 새로운 체조 여왕으로 등극한 루마니아의 안드레아 라두칸(16.사진)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와 금쪽같은 개인 종합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문제의 금지 약물은 흥분제의 일종인 수도에페드린으로 대회 기간 중 감기 증상이 있던 라두칸이 복용한 감기약 두알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OC 집행위원회는 26일 라두칸의 금메달 박탈을 공식 발표하고 감기약을 처방한 루마니아의 팀 닥터에 대해 2002년 솔트레이크 겨울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징계조치했다.

IOC에 따르면 라두칸은 세차례 약물검사를 받았으나 단체결선이 열린 19일과 뜀틀에 출전, 은메달을 딴 24일 검사에서는 음성반응이 나와 '무사' 했고 개인종합 결선이 열린 21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25일 마루 결선이 열리기 전에 라두칸에게 통보됐고 라두칸은 이날 마루에서 8명 중 7위로 저조했다.

라두칸의 불행은 경쟁자들에겐 행운이 됐다.

개인종합 은메달리스트였던 팀 동료 시모나 아마나르는 졸지에 굴러들어온 금메달로 2관왕이 됐고 동메달리스트 올라루(루마니아)도 메달 색깔을 동에서 은으로 바꿨다.

또 4위에 그쳐 부러운 시선으로 시상대를 지켜봐야 했던 중국의 류쉬안은 평균대 금메달과 단체 동메달에 이어 행운의 동메달을 추가하며 메달 수를 3개로 늘렸다.

반면 라두칸은 불가리아의 여자 역도선수 이자벨라 드라그네바에 이어 약물 때문에 금메달을 박탈당한 이번 대회 두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한편 IOC는 라두칸의 금메달 박탈을 결정해 놓고도 찜찜해 하고 있다.

IOC측은 "모든 책임은 팀 닥터에게 있다. 라두칸의 금메달 박탈을 결정한 회의는 정말 길었다" 며 '박탈 결정' 까지 상당한 진통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수도에페드린은 IOC에서는 복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국제체조연맹이 정한 금지 약물에는 빠져 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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