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평가…교육 여건] 사립대 등록금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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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대학가는 올해 사상 유례없는 '등록금 전쟁' 을 벌였다. 사립대학의 상당수가 올해 1학기 내내 등록금 인상 문제 때문에 총장실 점거 및 수업 거부 사태가 빚어졌다. 학생들이 대학에 부담한 등록금과 비교해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 때문이었다.

각 대학의 교육 여건을 비교할 때 등록금과 비교해 어느 정도 혜택을 받고 있는지를 나타내주는 등록금 환원율이 그래서 중요하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재학생에게는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 대학은 이 지표를 높게 유지하려면 등록금 이외에 다른 곳에서 재원조달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평가대상 대학 중 사립대(1백3개)의 지난해 학생당 등록금(1년 기준)은 4백30만5천여원이다. 계열별로 보면 등록금이 가장 비싼 의약학 계열이 있는 대학 중에서는 동아대가 3백81만원으로 가장 싼 것으로 집계됐다.

여자 대학 중에서는 숙명여대가 4백4만여원으로 가장 싸다. 숙명여대는 올 한 해 동안 학내에서 등록금 분쟁이 일지 않았다.

평가대상 전체 사립대학 중에서 등록금이 가장 비싼 곳은 이화여대로 4백92만4천여원이다.

등록금 환원율이 가장 높은 곳은 포항공대(61.2%)다. 포항공대는 학생당 등록금(4백13만원)도 타 대학보다 저렴한 데다 학생이 낸 등록금의 61% 정도를 되돌려 받는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준으로 등록금 환원율이 전체 대학 중 3위를 차지한 인하대(22.5%), 4위 성균관대(22.7%), 12위 경희대(20.7%) 등은 사립대 중에서도 올해 등록금 분규가 가장 심했다.

학생들은 대학.법인에 눈덩이처럼 쌓여가는 '적립금' 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적립금 가운데 용도가 정해져 있는 퇴직.건축 적립금 등 외에 사용 목적이 불분명한 '기타 적립금' 규모가 1998년보다 99년엔 1천3백억여원이 늘어나 7천5백89억여원(법인 적립금 제외)이나 됐다. 학생들은 "대학이 돈을 쌓아 놓고 있으면서 왜 등록금은 올리느냐" 는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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