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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사물패 '한배가족'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일가족 6명이 사물놀이패를 구성, 천안지역 문화계를 휘젓고 있다.

천안시 신부동에 사는 이채만(52)씨가 부인 김경자(47)씨와 함께 징을 맡고, 꽹과리(쇠)는 장남 준현(27), 장구는 딸 승진(25), 북은 차남 장현(20.청주대 국악과 1년)씨가 각각 분담해 1998년 결성한 사물놀이패 '한배가족' . 지난해에는 장남과 결혼한 며느리 조양미(27)씨까지 합류했다.

이들은 창단, 2년6개월 동안 2백여차례 공연을 가졌다. 5일마다 1번꼴로 공연한 셈. 또 올해에는 사단법인 '한배민속예술단' 을 등록, 천안종합터미널 뒤에 마련한 전수관에서 일반인을 위한 단소.대금.풍물놀이 등 국악강좌를 개설했다.

이씨 가족의 국악 인연은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교에 다니던 장남 준현씨가 우연하게 북을 배우게 된 것을 계기로 아버지 이씨가 입문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나머지 가족도 사물놀이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서울서 인테리어 업소를 운영하던 이씨는 가족과 함께 국립국악원에서 본격적인 사물놀이 수업을 받았다. 그후 한국전통국악연구소 임경주원장에게 장구.북 등을 사사(師事)했다.

7년전 천안으로 이사온 이씨 가족은 마땅한 연습장이 없어 들과 산을 찾아 다니기도 했다.

이런 연습과정중 가족놀이패의 연주실력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 인근 노인회관 초청으로 연주회를 여러차례 갖다가 아예 사물놀이패를 창단, 공개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지난해 10월에는 독립기념관에서 '제1회 배달겨레대제전' 국악행사를 주관했고, 충청남도 문예진흥기금 사업비까지 지원받고 있다. 충남교육청으로부터 초.중.고교 교사를 대상 국악연수기관 지정도 받았다.

'한배가족' 은 독거노인.위안부할머니 위문공연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단국대 사물놀이패와 합동으로 난치병어린이 돕기 '사랑의 향기 공연' 도 열고 있다.

이씨는 "가족이 항상 함께 지낼 수 있어 무엇보다 행복했다" 며 "가족취미활동으로 시작한 사물놀이가 지역사회 국악발전에 보탬을 줄 수 있어돼 기쁘다" 고 말했다.

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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