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 “길게 보면 원자재 투자가 유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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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호 26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최고의 투자’는 그 대상이 바뀌게 마련이다. 2000년 1월로 돌아가 보자. 이때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정보기술(IT) 혁명에 흥분하던 시기다. 따라서 최고로 유망한 투자로 여겨졌던 대상은 ‘닷컴’으로 대표되는 IT 주식이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IT 주식의 수익은 기대 이하 정도가 아니라 참혹한 수준이었다. 10년 투자의 최종 승자는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강남의 아파트였다. 투자는 특정 시점에서 유망한지 여부를 예측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특정 대상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보다는 유망한 여러 대상에 자산을 분산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현명한 관리가 될 것이다.

일반적인 투자 대상은 부동산·예금(채권형 펀드)·주식(주식형 펀드) 등 3가지다. 부동산의 경우 과거와 같이 전국 혹은 지역 전체가 무차별적으로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지역·유형별로 수익률 격차가 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목적보다는 주거 목적으로 신중하게 구입해 장기 보유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예금과 주식의 경우 금리에 따라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금리가 낮다면 예금 비중을 줄이고, 금리가 높다면 예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예금 비중은 30~70% 범위에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장기적 관점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 주식 비중을 상대적으로 더 높이는 것이 좋다.

주식도 유형별로 분산투자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치형에 3분의 1, 성장형에 3분의 1씩 투자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상황에 따라 대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길게 본다면 원자재 펀드가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본다. 중국·인도가 세계의 공장이자 엄청난 소비국으로 부상하면서 원유·곡물 등 원자재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 반해 이런 자원들의 생산 능력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대박 투자’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 앞으로 10년은 분산 투자로 차근차근 자산을 늘리는 재테크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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