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학자 도진순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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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도진순은 손으로 꼽아야할 만큼 적은 한국 현대사 연구자 중의 한 사람이다.

성균관대 서중석 교수에 이어 현대사 연구로 서울대에서 두번째로 박사학위(1993년)를 받았다.

학위 논문은 '1945~48년 우익의 동향과 민족통일정부 수립 운동' . 이 논문의 제목에서 드러나듯 '통일' 은 그의 연구 핵심주제다. 반외세를 지향하는 민족사관의 맥이 저류를 이룬다.

직접 학풍을 이어받은 사제지간은 아니지만, 넓게 보면 강만길.조동걸.김용섭.이기백 등 '민족사학' 1세대들의 적자(嫡子)로 분류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학자로서의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연구의 범위와 폭이 넓다는 점. 조선후기사 연구(석사논문 '19세기 궁장토(宮庄土)에서의 중답주(中沓主)와 항조(抗租): 재령 여물 평장토를 중심으로' )로 출발, 주된 관심을 현대사로 옮겼왔으나 고대사 등에 관한 이해도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탁월한 한문실력으로 고전 독해도 능하다.

그의 민족주의관은 한국적 특수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근대이후 형성된 서구의 민족주의와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국 민족주의의 본질이 드러난다고 본다.

그의 민족주의 연구는 백범 김구란 인물을 만나면서 보다 과학적.실증적 단계로 진입했다.

도씨는 59년 경북 청도 출신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대학원을 졸업했다. 저서로 '(주해)백범일지' 와 '한국민족주의와 남북관계 : 이승만.김구시대의 정치사' 등이 있다.

정재왈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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