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승객 보호 무심한 전동차 승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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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청량리행 전동차에서 내리다 발을 헛디뎌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한쪽 다리가 푹 빠졌다.

평소 같으면 승객이 내리자마자 전동차가 출발하기 때문에 '이제 끝장이구나' 하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몸부림 쳤다.

내 모습을 전동차 맨 뒤에 탄 승무원이 봤는지 전동차는 정지해 있었지만 나는 그런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엉덩이가 승강장에 닿은 상태에서 두 손으로 다리를 이리저리 빼내려 요동을 쳤다.

그러나 마음이 급해서인지 소용이 없었고 나는 거의 정신을 잃었다.

다행히 몇몇 사람이 도와 내 다리를 좌우로 움직였고 약 7분 만에 다리를 빼낼 수 있었다. 다리가 빠지자마자 전동차는 기다렸다는 듯이 출발했다.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이 "승무원이 사고가 난 것을 얼굴을 내밀고 지켜보기만 했다" 며 차량번호를 내게 적어줬다.

사고를 당한 것은 내 불찰이지만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면 승무원이 현장에 와서 사고를 수습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만약 사고장소에 승무원이 보였다면 불안감을 덜 느끼며 빨리 다리를 뺄 수 있었을 것이다. 승무원들의 보다 철저한 책임감이 아쉬웠다.

박예슬.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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