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예인선노조 민노총 탈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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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울산항예인선노조(위원장 윤찬관)가 14일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회사와의 단체협약도 타결, 161일 동안 계속해온 울산지역 노동계 최장기 파업도 끝냈다.

노조는 이날 오전 조합원 98명 중 92.9%(91명)가 참가한 가운데 민주노총 탈퇴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해 95.6%(87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어 노사 간 협상 끝에 마련된 단체협약안도 투표참가자 81명 중 92.6%(75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 노조는 울산항에 들어오는 대형 선박이 부두에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도록 끌어주는 예인선 업체 4곳(29척·137명) 중 3곳(26척·115명)에 소속된 선장·승무원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6월 민주노총 산하의 전국운수산업노조 항만예인선지부에 소속된 지회로 출범, 교섭·파업이 모두 민주노총과 운수노조의 결정에 좌우되는 조직이다. 결성 직후 단체협상에 나섰으나 사측이 선장의 노조가입을 인정할 수 없다며 협상을 거부했다. 노조는 8월 7일 파업에 들어갔고 나흘 뒤 회사 측은 직장폐쇄로 맞섰다. 노조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간부들과 함께 울산시청 앞에서 장기 천막농성·단식과 가두시위를 5개월여 계속했다.

윤 위원장은 “무노동 무임금의 장기 파업에 지쳐 노조를 탈퇴하는 조합원이 잇따랐다.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는 회사 측과의 협상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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