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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졸업 40%'백수' 전문대가 취업률 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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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지역 36개 4년제 대학 졸업자 열명 중 네명이 '백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년 실업 문제가 날로 심화하고 있음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국회 안상수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시내 36개 대학의 올해 취업률은 60%에 불과했다. 이는 전국 4년제 대학의 평균 취업률(56.4%)을 다소 웃도는 것이긴 하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와도 취직하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임을 보여준다.

이 취업률은 군 입대자와 대학원 진학자를 제외한 인원 중에서 취업한 인원 수를 따지는 순수취업률을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악화된 취업률=최근 4년간 서울지역 4년제 대학의 연도별 평균 취업률은 2001년과 2002년은 63%였으며 2003년에는 65%로 약간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선 60%로 전년 대비 5%포인트 떨어졌다. 4년치 평균이 82%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은 서울교대의 경우도 2001년 96%에서 2002년 77%, 2003년 79%, 2004년 75% 등으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대학별로 천차만별=서울대의 지난 4년간 평균 취업률은 49%로 졸업생 두명 중 한명만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계예대(20%).덕성여대(46%)와 함께 사실상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서울대의 올해 취업률도 45%로 서울시내 대학 평균 취업률(60%)에 못 미치고 있다. 이처럼 서울대의 취업률이 낮은 것은 각종 고시 준비에 매달려 취업을 늦추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내 대학 중 올해 취업률이 평균에 못 미치는 대학은 이 밖에 서울시립대.동덕여대.세종대.서경대 등 18곳이었다. 이들 대학 중 서경대(4년 평균 취업률 57%).동덕여대(56%).덕성여대(46%) 등이 올 들어 특히 취업률이 많이 떨어졌다.

반면 취업률이 70%를 넘는 대학은 서울여대.한양대.서울교대.성균관대.경기대.삼육대 등 여섯 곳이었으며 취업률이 80%를 넘는 대학은 고려대.경희대.서강대 등 세 곳이었다.

◆의학.공학계열이 높아=대체로 의학계열과 컴퓨터공학 등 공학계열의 취업률이 높았다. 반면 법학.사회과학계열의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울대의 경우 올해 취업률이 가장 높은 학과는 의학과(97%)였으나 법학과는 25.8%로 꼴찌인 음대 기악과(16%)를 겨우 앞섰다. 2001년엔 치의학과(100%), 2002년엔 의학과(96%), 2003년엔 간호학과(100%)가 가장 취업률이 높은 학과였다. 4년간 평균 취업률이 75%인 연세대의 경우 올해 의학과(96%)가 취업률 수위를 차지했고 법학과(24%)가 가장 낮았다. 고려대(4년간 평균 취업률 77%)는 2001년 의학과(100%), 2002년 의학과(100%), 2003년 간호학과(100%), 2004년 의학과(98%)의 취업률이 가장 높았고 2002.2003년엔 법학과, 2004년엔 가정교육과가 가장 취업률이 낮게 나타났다.

대학을 불문하고 법학과의 취업률이 낮은 것은 사법시험 준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대가 취업률 앞서=서울시내 11개 전문대의 취업률은 67%로 4년제 대학에 비해 7%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년간의 평균 취업률도 전문대가 71%로 4년제 대학의 63%에 비해 8%포인트 높았다. 전문대 중 적십자간호대학은 올해 92%로 최고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명지전문대(85%).동양공전(77%) 등도 비교적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특히 적십자간호대학의 경우 2001년 87%에서 2002년 82%, 2003년 91%로 매년 취업률이 오르고 있어 특성화된 전문교육을 받은 전문대 졸업생들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남중.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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