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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올림픽 2000] '국산 활' 북한 지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국산 활이 남북화해 바람을 타고 북한으로 건너간다.

14일 시드니에 도착한 유홍종 대한양궁협회장은 "남북 정상회담과 올림픽 동시입장 등을 통해 무르익은 스포츠 교류 분위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번 대회가 끝난 뒤 국산 양궁 장비를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아시아양궁연맹(AAF) 회의에서 유회장에게 장비 지원을 요청했었다.

1980년대까지 세계 정상급 양궁 실력을 자랑했던 북한은 최근 5개 직장팀에서 1백50여명의 선수를 육성하는 등 부활을 노리고 있으나 활과 화살 등 장비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북한 대표로 참가하는 최옥실도 미국산 호이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북한 선수들이 국산 활을 사용한다면 기록 향상 효과로 국제 양궁계에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국산 활은 한국인의 체형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시장에서 호평받는 등 품질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 한국의 올림픽 대표 선수 6명도 모두 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양궁협회는 이번 국산 활 전달을 계기로 남북 양궁교류도 급류를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회는 장차 북한에 있는 고구려의 동명성왕릉 앞에서 양궁대회를 열자는 제의도 할 계획이다.

유회장은 "정신적인 면이 강한 양궁의 특성상 같은 민족인 북한 선수들도 세계 정상에 오를 자질을 갖추고 있다" 며 "북한 양궁계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고 말했다.

시드니 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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