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문 어떻게 씌여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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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池찬경 동국대 총동창회 사무총장은 13일 중앙일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 이운영씨가 서명한 '박지원 장관님께 올립니다' 라는 호소문(사진)을 朴장관에게 전달했다" 고 밝혔다.

李씨는 그동안 朴장관에게 직접 선처를 호소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와 李씨가 사신을 보내게 된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A4용지 한장으로 된 이 호소문은 지난 5월 李씨의 '메신저' 역할을 한 池씨가 朴장관의 첫 면담 자리에서 朴장관에게 건넸다.

호소문은 李씨의 '구명운동' 을 벌이던 동문회가 초안을 작성한 뒤 李씨가 자신의 변호사와 상의, '지급보증을 거부해 고초를 겪고 있다' 는 등의 일부 문구를 고친 뒤 직접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李씨는 호소문에서 "아크월드의 신용보증 증액 요청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항' 이 본의 아니게 외부에 언급됐다" 며 "朴장관께 심대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진사드린다" 고 말했다.

李씨는 이어 "저의 모교 총동창회 權노갑 회장님에게도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기 한이 없다" 며 "朴장관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살 수 있도록 선처해 주길 간구한다" 고 적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權최고위원도 어느 정도 李씨 문제에 '관심' 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동국대 동창회의 한 관계자는 "李씨는 올 3월 朴장관의 압력을 폭로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청와대 등에 제출했음에도 자구책이 마련되지 않자 비슷한 시기에 朴장관과 화해하려는 강.온 양면 작전을 강구한 것 같다" 고 분석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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