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입이 말썽"…이번엔 기자에 욕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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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세 과정에서 잇따른 실수로 곤욕을 치러온 조지 W 부시 미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이번엔 기자를 욕하다 그게 그대로 마이크로 방송돼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부시는 4일 시카고 교외 한 고교에서 연설 준비를 하던 중 뉴욕 타임스의 애덤 클라이머 기자를 발견하고 딕 체니 부통령후보에게 "저기 메이저리그 뉴욕 타임스의 '멍텅구리(ass hole)' 애덤 클라이머가 왔다" 고 말했고, 체니는 "최고 수준의 멍텅구리지" 라고 맞장구쳤다. 이 발언은 켜진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청중에게 전달됐다.

부시는 비난이 제기되자 부랴부랴 "러닝메이트에게 사적으로 한 말이 전파를 타게 돼 유감" 이라고 말했다.

또 부시의 대변인 카렌 휴즈는 "부시 후보가 평소 공정치 못하다고 느껴온 뉴욕 타임스 시리즈 기사를 두고 한 발언" 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고어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우리는 미국의 제4부를 구성하는 언론에 최고의 존경심을 품고 있다" 고 발빠르게 성명을 냈다.

뉴욕 타임스는 부시의 실언을 보도하며 "클라이머 기자는 여덟 차례나 대선을 취재해온 전문기자로 공정하고 정확한 기사를 쓰는 사람" 이라며 "부시 후보가 기사에 불만이 있다면 우리에게 정식으로 전달하기 바란다" 는 편집인 조셉 렐리벨드의 충고를 덧붙였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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