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이총재 '밀약설' 놓고 설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을 둘러싼 '밀약설' 을 놓고 당사자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4일 뒤늦게 설전을 벌였다.

JP는 이날 저녁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지난 7월 22일 경기도 용인 은화삼 골프장에서 李총재와 만났을 때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JP는 "당시 7~8분 동안 李총재와 따로 얘기를 했다" 며 "李총재에게 '17석의 의석과 기백만의 지지를 받는 자민련을 무시할 수 없으니 국회에서 법적 지위(교섭단체)를 갖게 해달라' 고 말했다" 고 밝혔다.

JP는 "이어 '자민련은 앞으로 국정운영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것' 이라고 했더니 李총재가 '(자민련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충분히 이해하며 당의(黨意)를 모아 검토하겠다' 고 했다" 고 밝혔다. JP는 "밀약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 덧붙였다. JP는 재회동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만날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李총재는 "당시 두 사람만 있었던 시간은 30초 정도였을 뿐" 이라며 "이게 무슨 짓들이냐. 그같은 얘기를 내가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자 기가 막힌 일" 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 밝혔다.

이밖에 JP는 남북관계에 대해 "지금까지는 괜찮다" 며 "다만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태풍의 눈에 들어 있으니 조용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태풍이 지나간 뒤 오는 파장이 더 무섭다. 속도를 위반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고 지적했다. 내각제 문제에 대해선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며 "남북 통일을 위해서도 남북에 강력한 지도자가 있으면 어렵다" 고 주장했다.

이회창 총재가 내각제를 반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李총재도 과욕만 부리지 않으면 초대 총리가 될 수 있다. 다수당에서 총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영남이 호남보다 인구가 많지 않느냐" 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