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조활동 온라인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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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미국의 노동조합들이 노조 활동에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노조의 결성이나 홍보에 인터넷이 아주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최대의 지역 전화회사인 베리존 커뮤니케이션스의 파업 당시 노조원들은 노사협상 진행 상황을 알기 위해 집회에 참여하거나 노조 사무실을 방문할 필요가 없었다.

상급단체인 미국통신노조(CWA)가 노조 웹사이트를 통해 협상 내용을 시간 단위로 경신한 덕에 인터넷에 들어가면 훤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용을 확인한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e-메일로 띄우거나 게시판에 올림으로써 노조 집행부는 이들의 솔직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었다.

"인터넷은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만이 아니라 노조의 발전과 힘을 키우는 데도 필수적인 수단이 됐습니다." CWA 캔디스 존슨 대변인은 협상을 마무리지은 뒤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 식료업노조(UFCWU)도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각종 연락 및 교육사항을 자체 웹사이트 게시판에 띄우고, 노조원들의 각종 질의에는 e-메일로 답해준다.

이 때문에 미국 전역에 산재한 수천개 단위 노조가 리얼타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되면서 노조의 단결력과 협상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고 그레그 데니어 대변인은 말했다.

알래스카대학 노조는 다음달 노조운영 방법에 대한 노조원들의 찬반 투표를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으로 실시한다.

노조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투표장까지 가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서다.

11월 집행부 선거와 내년 7월 새 연봉 계약에 대한 찬반 투표도 모두 온라인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미 산업별 노조총연맹(AFL-CIO)은 4일(현지시간)실시할 노동절 행사를 모두 인터넷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AFL-CIO의 웹사이트 편집자인 톰 마치는 "인터넷 시대를 맞아 노조원들의 인터넷 마인드를 함양시키기 위해 이같이 기획했다" 고 말했다.

이밖에도 IBM 노조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노조원들의 비판적 여론을 등에 업고 최고경영자의 고액 연봉 계약을 무산시켰으며, 월마트 노조는 사용자의 부당 노동행위를 공개리에 고발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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