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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의 선택 ‘Top Pick’] 코리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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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금융위기 이후 손해보험사들의 주가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됐다. 안정적인 수익에다 장기 보험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성장성 있는 가치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시행된 장기 실손 보상 상품의 보장 범위 축소는 손해보험사엔 악재였다. 보장 범위가 줄면 신규 보험 계약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손해보험사의 향후 성장성과 수익성이 의심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우려는 올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당장은 부담스럽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60%대를 유지하면서 보험사의 수익은 개선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손해율이 75% 선까지 상승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교통사고 등이 발생해 피해자에게 나간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 자동차보험 요율도 인상된다. 문제는 시차다. 현재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손해율은 앞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하지만 요율 인상으로 손해율이 안정화되는 것은 올 하반기 들어서야 가능할 전망이다.

보험사의 자산 운용 수익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특별한 호재나 악재 없이 현재 상황을 꾸준히 유지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 경제가 안정화되는 연말부터는 외환위기 이후 줄어들었던 해외 투자도 조금씩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그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 볼 만하다.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상장도 손해보험사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한생명과 삼성생명이 상장을 하게 되면 생명보험사의 시가총액은 손해보험사의 두 배 이상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손해보험사 주가는 독자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생명보험사들의 주가와 연동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생명보험사들의 잇따른 상장이 보험주의 수급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손해보험 업종의 전반적인 전망은 밝지 않은 편이지만 톱픽(최선호주)으로는 코리안리로 제시한다. 코리안리는 국내 유일의 재보험 회사다. 재보험 회사는 보험사를 위한 보험사다. 따라서 수익 구조도 일반적인 손해보험사와는 다르다. 가계성 보험보다는 기업성 보험의 비중이 크다. 코리안리는 우량 기업성 보험이 늘고, 안정적인 자산 운용으로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도 두 자릿수 이상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한다.

게다가 최근 시장에선 재보험료가 인상되는 등 재보험사들에 유리한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금융위기로 전 세계 재보험사들의 자본력이 부족해졌고, 최근에도 두바이 사태 등으로 여전히 자본력이 취약하다. 이를 메우기 위해 재보험사들의 보험요율 인상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송인찬 솔로몬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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