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클럽] 신임 찰스 험프리 주한 영국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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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인들이 영국을 진정한 친구, 소중한 사업의 동반자, 멋진 여행과 유학 장소, 그리고 유럽으로 가는 관문으로 더욱 확실히 여기도록 힘쓰겠습니다."

찰스 험프리(53.사진)신임 주한 영국대사는 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남북관계 변화 등으로)중요하고 희망찬 시기에 근무하게 돼 기쁘다" 며 "지금까지 쌓아온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인적 교류를 강화하겠다" 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부임한 험프리 대사는 "영국 정부는 한국의 대북 유화정책을 높이 평가하고 남북한의 화해 분위기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고 전했다.

그는 영국과 북한의 외교정상화 문제와 관련, 지난 5월 영국 외교관들이 평양을 방문하는 등 최근까지 여러차례 외교적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영국 정부가 최근 두명의 영국인 영어교사를 선발, 이달 중 북한 대학에 강사로 파견하고 영국 워릭대에 북한 학생을 초청키로 하는 등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영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우선 북한의 핵무기.미사일 개발과 인권유린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것" 이라며 북한과 영국의 공식 외교관계 수립이 조만간 성사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996년 이후 영국 기업들이 한국에 모두 30억달러(약 3조3천억원)를 투자하는 등 양국의 경제교류가 활발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앞으로는 한국과 영국 기업이 제3국에서 공동으로 사업을 벌이는 방식의 경제협력이 늘어날 것" 이라고 예상했다.

또 70년대에 영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았던 것을 언급한 뒤 "영국 경제의 부활은 해외투자 유치에 크게 힘입었다" 며 "한국인들이 해외 자본에 대해 필요 이상의 거부감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옥스퍼드대 세인트 에드먼드 홀 칼리지에서 정치.철학 등을 전공한 뒤 69년부터 영국 외무부에서 근무한 험프리 대사는 1995~99년 주일 영국대사관에서 공사로 일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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