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항공기 추락 143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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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카이로〓외신종합] 승객과 승무원 1백43명을 태운 걸프항공 소속 A-320여객기가 23일 바레인 인근 페르시아만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시신은 모두 인양됐으며 사고 직후 알려진 것과 달리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출발한 사고기는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24일 오전 1시) 목적지인 마나마시(市) 바레인 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공항에서 북쪽으로 6㎞ 떨어진 해상에 추락했다.

현지 구호당국은 즉시 현지 주둔 미 해군 헬기와 선박 등을 지원받아 시체 수습에 나섰으며 사고 해역의 수심이 10m도 안돼 작업은 비교적 신속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는 주로 이집트(63명).바레인(34명).사우디아라비아(12명) 국적이었으며, 승객 가운데 36명이 18세 이하였다.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은 24일 사흘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할 대책위를 구성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

구조팀은 23일 밤에 여객기 비행기록장치를 회수한데 이어 24일에는 조종석?음성기록장치를 찾아내 사고원인 규명에 나섰다.

바레인 공보부는 일부 목격자의 말을 토대로 여객기 엔진 두개 중 한개에서 화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엔진 결함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공항 관제사 및 인근 주민들은 추락 직전까지 사고기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걸프항공은 바레인.오만.카타르.아랍에미리트 정부가 공동 소유한 항공사며 본사는 바레인에 있다.

사고기는 걸프항공이 1994년 에어버스사로부터 구입한 것으로 1백50명까지 태울 수 있으며 중.단거리 노선에 주로 이용되는 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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