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스톤사 타이어 650만개 '리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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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 파이어스톤사가 제조, 포드사에 납품한 레저용 차량(RV)용 타이어에 대한 대규모 리콜이 실시되고 있다.

포드는 이 문제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국내 문제 담당 부회장이 직접 나서 10여명의 의회 지도자를 상대로 설명회를 열 정도로 미국 내에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가 된 타이어는 파이어스톤사가 포드 익스플로러 등 레저용 차량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 (OEM)방식으로 납품한 6백50만개, 금액으로 5억달러에 해당한다.

파이어스톤사의 레디얼ATX.레디얼ATX Ⅱ, 윌더니스 AT 등이 포함된다.

이 제품은 과속할 때 타이어에 금이 가며 이 상태가 장시간 이어지면 타이어가 파열되는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스틸 밸브(타이어가 지면과 접촉하는 면 바로 아래에 가는 철사를 그물 형태로 연결한 뒤 그 위에 고무를 입혀 내구성을 높이는 보강재)가 제작과정에서 빠져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며 "운행 중 이같은 문제가 생기면 타이어 공기가 빠지면서 핸들링이 안돼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고 말했다.

파이어스톤사의 타이어로 인한 교통사고는 전세계에서 그동안 3백건 이상이 발생했으며, 사망자도 4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포드측은 최근 "리콜 중인 타이어는 파이어스톤사의 미국 일리노이주 디케이터 공장에서 1994~95년 열달 동안의 파업기간 중 만들어진 것" 이라고 밝혔다.

파업기간 중 대체 인력이 투입돼 공장을 가동하면서 품질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리콜은 최근에는 미국에 이어 유럽.일본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미국에서는 파이어스톤사의 정상 제품으로 대체(파이어스톤사는 18개월 안에 이를 모두 바꿀 계획)할 때까지 소비자들이 기다릴 게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꿔 끼고 이에 대한 보상비를 회사에 청구하는 식으로 리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굿이어.미셰린 등 북미지역 타이어 업체들은 이에 대비해 증산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업체인 금호타이어도 이를 북미지역에 대한 수출 확대의 기회로 삼기 위해 마켓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1억6천만달러(4백60만개)였던 북미지역 수출을 올해 10% 이상 늘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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