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씨는 “모여서 자살하는 사람들의 기사와 미혼모가 원치 않은 아이를 낳아 죽이고 도망쳤다는 기사를 보면서 두 존재가 서로 맞닥뜨리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설에선 사내가 목을 매달기 위해 창가에 매단 끈에 얼굴을 들이미는 순간, 건너편 옥상에서 모체를 밀고 나오는 새 생명을 보게 된다. 현실에선 신생아가 엄마 손에 죽었지만, 소설에선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는다.
“새로 태어난 아기를 포함해 소설의 등장인물 모두가 답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그럼에도 힘들게 살아가는, 살아주신 분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으로 썼습니다.”
박씨는 지난해 단편 ‘근처’로 5000만원 상금의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이상문학상 수상까지 겹경사를 맞았다. 게다가 올해는 이상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라 더 의미가 크다. 하지만 그는 “(이상문학상을) 받지 않겠다고 할까 고민도 해봤지만, 결국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히 받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상을 많이 받는 게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가진 성질이 이런 것들로 인해 변하지 않을까 해서요. 가능한 빨리 잊으려고 합니다.” 시상식은 11월에 열린다.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