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수준 높은 플레이 못따르는 심판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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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지난 15일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가 맞붙은 프로야구 잠실경기 2회초. 1 - 2로 뒤진 두산의 공격이 1사만루 찬스를 맞으면서 정점에 다다랐다.

타석에 들어선 김민호가 LG 2루수 이종열 앞으로 높이 튀어오르는 땅볼을 쳤다. LG로선 병살 플레이를 펼치면서 두산의 공격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때 1루주자 홍원기의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가 이어졌다.

홍은 자신을 태그하려는 이종열의 글러브를 피해 그 자리에서 넘어졌고 이는 태그 모션을 취한 뒤 1루로 송구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김민호는 1루에서 세이프.

그러나 강광회 2루심은 2루 주자 홍원기를 가리키며 태그와 스리피트 위반을 이유로 아웃을 선언했다.

홍원기는 "태그도 당하지 않았고 그 자리에서 누워버렸는데 어떻게 스리피트 위반이 되느냐" 고 주장했다.

슬로비디오 화면을 통해서도 이종열의 글러브는 홍과 상당한 거리를 보여 태그를 했는지 여부는 한눈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 스태프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한번 내려진 판정은 끝내 번복되지 않았다.

강광회 2루심은 경기가 끝난 뒤 "분명히 태그와 스리피트 위반을 확인했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며 오심을 인정하지 않았다.

프로선수의 수준높은 플레이를 소화하지 못하는 심판의 수준이 아쉬웠다. 관중은 더위를 먹어도 되지만 심판이 더위를 먹어서는 곤란하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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