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반도체산업 해부한 '타이거…' 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서울대 경영학과 조동성(51) 교수가 최근 특이하며 흥미있는 영문 단행본을 냈다.

영국 케임브리지 출판사에서 출간한 '타이거 테크놀로지 : 동아시아 반도체산업의 창조' (TIGER TECHNOLOGY:The Creation of a Semiconductor Industry in East Asia)라는 책이다.

호주 시드니 맥퀘어리 대학 존 A.매슈 교수와 5년간의 공동작업 끝에 완성했다. 이 책은 동아시아 반도체 산업을 출발 시점부터 최근까지 철저한 시장조사와 역사적 맥락을 통해 분석했다.

두 사람은 한국.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 4개국의 눈부신 성장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음을 주시한다.

산업화를 향한 정부의 뜨거운 열망과 시장의 힘에만 의존하지 않는 과감한 추진력이다. 일찍이 산업화로 줄달음친 일본이 좋은 모델이 됐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네트워크를 통해 선진국의 반도체 기술을 획득.보급하는 한편, 개별 기업을 중심으로 민간부문이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도록 장려했다.

각 나라마다 추진 방식은 조금씩 달랐다. 한국은 지원과 제재라는 '당근과 채찍' 을 적절히 구사한 정부주도형의 표본이었다.

반면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열띤 경쟁을 벌여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강점을 보였다.

싱가포르는 휴렛팩커드 등 외국의 투자자들을 이용했다. 저자는 제품의 주기가 짧고 기술이 빠르게 전환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또한 성장에 큰 몫을 했다며 이런 성공모델은 선진 기술 강국이 꿈인 다른 나라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