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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덤이 더 많은, 중독성 강한 유명 맛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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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홍대 앞의 ‘조폭떡볶이’처럼 유명한 맛집 부럽지 않은 길거리 음식이 있다. 한 자리에서 수십 년간 장사하고 있는 것은 기본이다. 대를 이어 장사를 하는 곳도 있다. ‘맛있다’는 입소문이 해외까지 퍼져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꼭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된 곳도 많다.

글=한은화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학생들이 지켜낸 닭꼬치집

이화여대 정문 앞엔 ‘이대 97학번’으로 불리는 닭꼬치집이 있다. 1997년 생긴 이래 지금까지 10년 넘게 장사를 하는 노윤호(53)씨의 ‘이대 앞 스테디셀러, 내 영혼의 닭꼬치’ 집이다. 이 집의 인기 비결은 노씨가 직접 개발한 독특한 소스와 닭꼬치 하나만 사면 가래떡은 무한정 먹도록 내주는 주인의 넉넉한 맘씨다. 이대생들과 노씨의 우정도 유명한 얘깃거리다. 2003년 학교가 정문 공사로 이 집에 철거 통보를 하자, 학생들이 서명운동을 벌여 노씨의 가게를 지켜냈다. 노씨는 오후 10시면 가게들이 문을 닫아 캄캄해지는 이대 정문 앞에서 늘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늦게까지 공부하고 나오는 학생들이 출출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서다. 그는 “졸업생들이 연어처럼 돌아와 맛있게 닭꼬치를 먹는 모습을 보면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20분은 기다려야 하는 호떡집

인사동과 남대문 시장에서 길가에 죽 늘어서 있는 사람들을 봤다면 호떡집 손님들이라고 보면 된다. 길게 줄 선 사람들로 더 유명해진 인사동의 ‘털보네 호떡집’과 남대문 시장의 ‘야채호떡집’이다. 납작한 일반 호떡에 비해 이 집의 꿀호떡은 빵처럼 도톰하게 부풀어 있다. 한 입 베어물면 세 가지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바삭하면서 폭신하다가 쫄깃쫄깃하다. 바삭한 맛의 비결은 넉넉하게 두른 기름에 튀기듯이 호떡을 부쳐내서다. 빵처럼 폭신한 식감을 위해 반죽에 이스트를 넣고, 찹쌀가루를 더해 쫄깃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남대문 야채호떡은 호떡이라기보다 군만두에 가깝다. 속 재료로 당면·당근·양파 등이 들어간다. 갓 구워낸 호떡에 과일·채소 등을 넣은 간장을 살짝 발라주는 게 포인트다. 두툼한 크기 덕에 한 끼 식사로 거뜬하다.

광장시장 마약김밥

“오이시이(맛있다)~.” 한 무리의 일본인들이 시장 한 귀퉁이의 좌판에 앉아 감탄사를 연발하는 모습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다. 한번 먹으면 자꾸만 먹고 싶어져 ‘마약김밥’이라 불리는 꼬마김밥집이다. 같은 자리에서 30년째 대를 이어, 지금은 4남매가 영업을 하고 있다. 서울을 소개하는 일본의 여행 잡지에 소개돼 관광객들이 꼭 찾는 필수 코스가 됐다. 모양새는 평범하다. 새끼손가락만 한 길이의 김밥에 속 재료는 당근·시금치·단무지뿐이다. 맛의 비법은 김밥과 함께 찍어 먹는 ‘겨자간장’과 단무지다. 이쑤시개로 김밥과 함께 단무지를 콕 찍어 겨자 간장에 찍어 먹는 맛의 3중주가 절묘하다.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후 6시까지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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