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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띠 여성에게 보내는 건강메시지] “내 몸 내가 챙긴다”는 생각 가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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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을 자신하는 범띠 여성들. 그렇지만 병은 소리없이 찾아드는 법,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는 당연한 말을 곱씹어야 한다.

자기 몸 돌볼 겨를 없는 36세 호랑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학교 성적을 비롯한 갖가지 적응 신호를 챙기느라 본인 몸은 돌아볼 겨를조차 없다. 또한 부모 형제들의 대소사는 좀 많은가? 따라서 시간도 없지만 돈도 없는 시기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은 아랑곳없이 몸은 여기 저기 고장 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자궁이나 난소에 혹도 잘 생기고, 얌전하게 있던 유방에도 섬유선종뿐 아니라 암도 가끔 생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내 생애 당신밖에는 없어!” 큰 소리 치던 남편이 슬슬 곁눈질을 하기 시작하니 그 단속도 만만치 않다.

몸과 마음이 바쁘긴 하지만 매해 자궁암 검사와 부인과 및 유방 초음파는 꼭 챙기길 바란다. 요즘은 전 인구의 3분의 1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고, 그 중에는 20대의 유방암이나 난소암도 심심찮게 있다. 자궁암 발생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임신 출산과정에 생긴 복압성 요실금을 남편에게 숨기면서 고통스럽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요실금 수술 후 느끼는 편안함과 자신감은 짜릿할 정도다.

갱년기와 맞서야 하는 48세 호랑이

속절없이 나이 들어 갱년기를 맞았다. 갱년기가 되면 시도 때도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은 달아오르는 데다, 잠조차 푹 잘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마디마다 아프기 시작한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손목, 척추, 대퇴골 순으로 잘 부러진다.

그러니 젊어서 좋아하던 운동을 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지고 내 몸이 내 맘대로 부릴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더 무서운 건 갱년기 우울증이다. 아주 가까운 분이 "우울해” 소리도 없이 집에만 들어 앉아있는 듯하더니, 어느 토요일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내가 “좀 더 강력히 호르몬제를 쓰라”고 말할 걸 하는 후회를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몸의 병보다 더 무서운 게 마음의 병이다. 부인과나 정신과의 도움을 꼭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말이다.

건강한 성생활 유지하는 60세 호랑이

이제 갱년기의 어려움은 대부분 극복되었지만, 남에게 말씀하시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각방 쓴지 오~래유!” 그러나 성생활을 유지하는 건 정신이나 신체적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

또 하나의 문제를 거론하자면 요실금이다. 소변을 참을 수가 없고 자다가도 몇 번씩 일어나 화장실을 가야 한다. 자는 둥 마는 둥 수면의 질이 매우 나빠져 늘 피곤하고 의욕도 떨어진다.

병원에 가면 약도 주고 요실금에 대한 물리치료도 받을 수 있다. 새해에는 ‘1년에 한번은 꼭 부인과에 가야겠다’는 작정을 하길 바란다.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새로운 삶과 행복을 찾을 수 있는데 한 순간 부끄러움이 대수인가.

이종민 이화여성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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