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가입 의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한이 ARF 23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한 것은 북한의 서방세계 접근 노력에다 한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북한을 국제무대로 끌어들이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그동안 국제적인 현안을 미.일 등과의 양자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었으나 이제부터는 다자외교 무대에 본격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이번 ARF회의에서는 남북관계에 관한 의장성명을 채택하는 등 남북한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는 지난 21일 오키나와 G8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특별성명' 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무대에서의 잇따른 성명 채택은 한반도의 중요성 때문" 이라며 "오는 9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와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도 한반도 관련 성명.선언 등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고 전망했다.

북한의 ARF 가입은 북한이 분쟁예방 등 아태지역 안보대화 및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의지의 표시여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추진한 대북 포용정책의 또하나의 개가로 평가된다.

특히 ARF는 회원국에 ▶국방백서 공개▶고위관계자 교류▶군사훈련 실시 통보 등의 의무를 지우고 있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의 판단이다.

그는 "북한은 ARF 가입을 계기로 대외관계 개선을 가속화할 것" 이라면서 "이에 따라 한반도 주변의 적대적 질서가 해체되고 평화공존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어 남북 관계진전에 도움을 줄 것" 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관련 ARF 의장성명이 채택되는 과정에서는 북한의 반발로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북측은 '북한 미사일' 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가 의장성명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콕=이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