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국제무대 협력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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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과 백남순(白南淳)북한 외무상은 26일 태국 방콕에서 사상 첫 회담을 열고 남북 외무장관 회담 정례화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체제 구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남북 외무장관은 회담 직후 '남북 외무장관 언론 공동발표' 를 통해 합의 사항을 국제적으로 천명했다.

두 장관은 유엔총회 등 국제회의가 열릴 때마다 남북 외무장관 회담을 정례화하고 오는 9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때 남북한 국가수반이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밝혔다.

또 북한의 아시아개발은행(ADB)·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가입과 대(對)미·일관계 개선 등에 대해서도 남북한이 협력하기로 의견일치를 봤다.

두 장관은 전세계 51개 남북한 동시 상주공관 지역에서의 상시 협의채널 구축 및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상호비방 중지, 국제 현안에 대한 공동의견 제시 방안 등을 논의해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장관은 민감한 이념적·정치적 사안보다 우선 경제협력 등 비(非)정치 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白외무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이후 세계적 관심사로 부각한 북한의 '조건부 미사일 개발 포기' 에 대한 李장관의 진위 확인 요청에 "평화적 목적으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며 기존의 원칙적 입장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李장관은 이밖에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일본 외상과 회담하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9월 중 방일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으며 白외무상도 일본과 8월 중 수교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

한편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22개 회원국 외무장관은 27일 회의를 열고 북한의 ARF 가입을 승인할 예정이며, 북·미 외무장관 회담은 28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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