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폐업 투표키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의사협회가 재폐업여부를 묻는 회원투표를 하지 않기로 한 방침을 바꿔 27일부터 3일간 투표를 하기로 입장을 번복했다.

의사협회 상임이사회와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은 26일 밤 연석회의를 갖고 폐업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표결과가 나오면 다시 연석회의를 열어 폐업강행여부를 결정키로 해 당장 폐업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방침에 대해 의협내 특별기구인 의권쟁취투쟁위원회가 즉각 폐업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어 의료계의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의료계의 의견이 나눠지면서 일부 회원들이 재폐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8월 1일 전면 시행하는 의약분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 폐업 유보 지지 = 의사협회와 전국시도회장단은 이날 밤 회의에서 폐업찬반투표를 강행키로 한 의쟁투의 입장을 일부 수용했다.

찬반투표는 하되 폐업강행여부는 투표결과를 보고 결정키로 유보한 것이다. 이에 앞서 24개 의료관련 학회의 모임인 의학회.병원협회도 폐업유보방침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이날 저녁 회의를 열고 27일 폐업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 의쟁투 반발= 의쟁투 관계자는 "우리의 입장은 27일 찬반투표를 하고 이 달안에 폐업을 강행키로 한 신상신 (申相珍) 위원장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 고 말했다.

그는 "오늘 연석회의 결과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의협 방침에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행동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공의협의회 김대중 (金大中)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이날 "현 단계에서 폐업을 하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 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뒤 사퇴했다.

전공의협의회를 이끌게 된 비대위는 의협 집행부의 폐업 유보방침과 관계없이 29일 전면파업을 하기로 했다.

신성식·정효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