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년 여건 나아져 2%대 성장, 중국·인도 고성장 … 회복세 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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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세계 경제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경제는 내년 2~2.5%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KIEP 등은 분석했다. 투자·소비 등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긴 힘들겠지만 적어도 올해보다는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클레이스의 딘 마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기업들의 사업 확장과 내수 회복에 힘입어 내년에 3.5% 성장할 것이며 실업률도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더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기업 투자 증가 ▶주택시장 회복 ▶미국 경제의 자생적인 성장력 등 3개 변수가 내년 미국 경제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WSJ는 “기업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시장 회복세는 미미할 것”이라며 “내년에 정부 지원책이 끊기게 된다면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신흥성장국의 대표주자 중국·인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 예상치는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8.7~9%. 경기부양책에 의한 내수 확대, 해외수요 개선에 따른 수출 회복 등이 예상된다. 다만 과도한 경기부양책에 따른 과잉 생산과 주식·부동산 등의 가격 거품이 걸림돌이다. 인도도 빠른 소비 회복과 광공업 경기 호조로 6%의 성장이 예측되지만 물가 상승이 부담이다.


최근 디플레이션을 선언한 일본과 그리스 재정위기의 후폭풍을 겪고 있는 EU는 각각 1.1%, 0.7%의 성장이 예측된다. 올해보다는 나아진 수치지만 미약한 회복세다. EU는 높은 실업률과 재정적자가, 일본은 디플레이션과 내수 부진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비교적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나라별로는 ▶인도네시아 4.8~5.1% ▶말레이시아 2.5~5% ▶필리핀 3.2~3.7% ▶태국 3.3~5% ▶베트남 5.3~7.1%. 그러나 최근 통화가치 상승 압박을 받고 있어 수출이 다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세계 경제에 불안요인이 남아 있는 탓에 주요국의 출구전략은 일러야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IEP는 “경제 위기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시행됐던 각종 조치를 정상화시키는 것은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 같은 금융정책은 내년 하반기 또는 2011년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국의 심각한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재정부문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내년 하반기 또는 2011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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