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성주도 인터넷 교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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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남성 주도의 이성교제 풍토에 맞서 남녀 역할을 여성 주도로 뒤바꾼 여존남비(女尊男卑)형 인터넷 데이트 서비스가 대만 여성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만의 여성포털 사이트 쉬세이닷컴(http://www.shesay.com)은 6월 중순부터 '재미로 남자 키우기' 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달 만에 1만3천여쌍의 사이버 커플을 만들었다.

이 사이트에서 여자는 마음대로 남자를 골라 인터넷 가상공원에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반면 남자는 여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며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

채팅 중에도 남자는 여자가 요구할 때만 20자 이내에서 대답할 수 있다. 게다가 여자는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절교를 선언할 수 있으나 남자는 그럴 권한이 없다. 여자는 한번 헤어진 남자를 다시 불러올 수 있으나 남자는 옛 애인(?)을 그리워할 권리도 없다.

여자가 원할 경우 둘은 쉬세이의 휴게실에서 실제로 만날 수 있다.

쉬세이의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남녀 역할을 탈피해 여자가 주체적으로 남자를 선택하고 교제를 주도하는 연습을 함으로써 현실세계에서 자립심을 높이는 것이 목적" 이라고 밝히고 "접속자가 폭주해 서버가 여러번 다운됐다" 고 전했다.

서비스가 등장하자 회원에 가입하는 남자들이 줄을 이어 이전에 10% 정도이던 남자 비율이 최근 30%에 이르렀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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