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승엽 27호 축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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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자신의 '천적' 구대성(한화)을 상대로 역전 3점포를 쏘아올리며 홈런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삼성은 이승엽의 결승홈런과 임창용의 철벽 마무리에 힘입어 한화를 5 - 4로 제압, 올시즌 팀 최다연승 기록을 12연승으로 늘렸다.

이승엽은 11일 한화와의 대전경기에서 6회초 1사 2.3루, 볼카운트 1 - 2에서 한화 선발 구대성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좌월 펜스를 넘기는 1백10m짜리 홈런을 뽑아냈다.

3경기 연속홈런에 시즌 27호. 이로써 이승엽은 이날 홈런을 치지 못한 송지만(한화)을 제치고 올시즌 처음으로 홈런 단독선두로 나서면서 2년 연속 홈런왕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이승엽은 지금까지 구대성에게 철저히 농락당했다.

54개의 홈런을 쳐냈던 지난 시즌에도 이는 구대성을 상대로 홈런은 커녕 14타수 무안타(볼넷 1개)에 그쳤다.

이에 비해 삼진은 무려 10개. '

전문가들은 이승엽이 좌완투수이며 스리쿼터형으로 투구동작이 빠른데다 볼 놓는 포인??잘 노출되지 않는 구대성의 공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 이승엽은 구대성이 올시즌 두번째로 선발 출장한다는 소식에 "대성이형이 그동안 마무리로만 나와 공이 눈에 안 익었지만 선발로 나오면 한번 해볼 만하다" 며 의욕을 내비쳤다.

첫 타석에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난 이승엽은 두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쪽에 시원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날리며 구대성에 대한 적응력을 시험했다.

그리고 마침내 세번째 타석에서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으로 홈런을 뽑아냈다. 무려 20타석 만의 첫 안타를 홈런으로 쳐낸 것. 이 홈런으로 이승엽은 홈런 더비 1위뿐 아니라 오랫동안 시달렸던 '구대성 콤플렉스' 에서 벗어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삼성 선발 노장진은 6과3분의1이닝을 5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 시즌 9승째를 챙겼고 7회부터 등판한 임창용은 시즌 18세이브째를 올렸다.

매직리그 1, 2위간의 맞대결이 벌어진 부산에서는 롯데가 LG를 9 - 3으로 제압, LG를 0.5게임차로 제치고 지난 4월30일 이후 처음으로 리그 단독 1위에 올라섰다.

롯데는 0 - 2로 뒤지던 5회말 마해영, 화이트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 동점을 만든 뒤 6회말 5안타와 볼넷 하나를 묶어 대거 5득점, 7 - 2로 앞서며 승부를 갈랐다.

LG는 최근 2승10패의 부진에 빠지며 2위로 내려앉았다. 두산-해태의 잠실경기와 현대-SK의 인천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태일 기자, 대전〓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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