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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에 가까운 개각'…팀웍에 무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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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월 초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개각의 폭이 예상보다 훨씬 넓어질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각(組閣)에 가까운 개편' 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그동안 개각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연기해왔다. 金대통령은 업무추진과 관련해 일부 부처 장관에게 호된 질책을 하기도 했으나 책임까지 묻지는 않았다.

경제부처 내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고, 과외.의약분업과 의료보험통합.노사분규 등 큰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金대통령은 해당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며 수습에 나서도록 독려해왔다.

그러면서 4.13총선, 남북 정상회담, 정부조직개각설을 일축해왔다. 이는 국정의 계속성을 유지하겠다는 판단 외에 후반기 국정운영과 관련해 틀을 다시 짜려는 심사숙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개각의 필요성을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아니냐" 고 말했다. 그동안 개각 요인들이 쌓인 데다 연초부터 점검해 온 장관들의 개혁 실적에 대한 평가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장관들이 개혁에 앞장서기보다 모든 부담이 대통령에게 돌아오도록 시키는 일만 하는 경우가 많다" 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개각에서는 "분명한 목표와 함께 金대통령 임기 말까지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게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임기를 확실히 보장하고, 책임지고 국정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개각에서는 팀워크가 강조될 것이라고 한다. 개혁의 완수와 지식정보화 사회로 가는 기반 마련이라는 후반기 국정운영 목표에 맞춰 후보군을 물색하고, 분야별 팀워크를 고려해 선택하는 수순이라는 것이다.

부총리로 승격되는 재경부장관과 교육부장관이 경제와 인력개발 분야를 담당하고, 외교.안보 등도 팀으로 구성해 내각을 몇개의 팀제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金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이미 이같은 방향을 밝혔다.

한 측근은 "입각 후보로 오를 정도의 인사라면 개인적인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면서 "개인적인 능력보다는 분야별 팀워크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 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여름휴가에서 최종적인 개각 구상을 다듬을 예정이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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