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의 자세가 건강이다] 추위에 떨며 다닌 날 목·어깨 결리는 까닭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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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잔뜩 움츠린 자세로 종종걸음을 치는 사람이 많아졌다. 체온을 아끼려는 본능적인 행동이지만 그다지 권장할 만한 자세는 아니다.

먼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움츠린 자세를 취해보자. 경추(목뼈)와 뒤의 날개 뼈를 지지하는 승모근이라는 근육이 긴장할 것이다. 승모근은 위치에 따라 상승모근·승모근·하승모근으로 나뉜다. 목을 돌리거나 어깨를 위로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는 근육이 상부 승모근이다.

구부정한 자세에선 이 상승모근이 긴장해 목부터 양쪽 어깨까지 뭉친다. 근육이 경직되니 고개를 돌리기 불편할 뿐 아니라 묵직한 둔통이 발생한다. 근육이 뭉치면 혈액순환은 물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근육 내에 피로물질과 노폐물이 쌓인다. 그 결과 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통증 물질이 나와 근육통이 발생한다. 특히 염증 부위가 부으면 혈액순환이 더 안 돼 만성 근육결림이나 근육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움츠린 자세로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길을 걷다가 빙판길에 넘어졌을 때 손으로 지지를 하지 못해 낙상을 할 수 있다. 겨울철 발목이나 고관절 골절이 많은 이유다. 이때 어설프게 바닥을 짚어 손목이나 어깨의 인대·건(힘줄)이 찢어지고, 관절이 어긋나기도 한다.

자세가 구부정해지면 거북목이라고 하는 일자목 형태가 된다. 일자목은 머리의 무게를 분산시키지 못하고, 목뼈의 디스크에 압력을 높여 장기적으로 목디스크의 원인이 된다. 목 주변 근육이 오래 긴장해 있으면 이런 현상은 가중된다. 아무리 추워도 가슴을 펴고, 손을 흔들며 당당하게 걸어보자.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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