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시장의 테마는 ‘테마주’ 될 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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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호 26면

테마주가 다시 시장에 등장했다. 주요 테마는 스마트폰인데 음원과 인터넷 보안을 주축으로 모바일 게임주, 휴대전화 부품주 등으로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반대로 상반기에 시장을 선도하던 녹색 관련주는 2차전지나 LED 등 일부를 제외하고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종우의 Market Watch

스마트폰 관련주가 오르는 것은 변화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올 3분기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50만 명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7배 정도 늘어난 35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물론 이 정도 수준까지 올라가도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중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나라 정보통신 소비 패턴이 강한 쏠림 현상이 있음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수도 있다.

그동안 국내 통신 부문은 급격한 변화를 거쳐왔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 후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10년 전만 해도 하이텔 등 PC통신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사라져 버렸고, ‘삐삐’로 대표되던 무선호출기도 이동전화의 등장과 함께 없어져 버린 것이 그 예일 것이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기존 시장이 빠르게 없어져 버렸다.

시장은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통화 중심의 이동통신 시장이 무선인터넷으로 중심이 바뀌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있다면 이는 일시적인 형태가 아니라 추세적인 변화이므로 이 과정에서 수혜를 받는 기업은 회사의 수익구조나 미래 발전 가능성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마는 시장이 만들고 시장이 없앤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바뀔지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다행인 것은 아무리 황당한 테마라도 한번 시장에서 흐름을 타면 일정 기간 계속되는 속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즉 오늘 생겼다 내일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얘기인데 스마트폰의 경우 사람들이 실체를 볼 수 있으므로 생명력이 좀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 상반기 녹색 테마가 빠르게 사라진 것은 녹색성장이 워낙 오랜 시간이 걸리고 당장 눈앞에 가시적인 성과물을 보기 힘든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이런 면에서는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테마와 종목 중심의 흐름은 내년 초에도 이어질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조금씩 위로 올라가고 있지만 탄력이 강하지 못하다. 이 경우 대형주를 가지고 시장 흐름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어지는데 이 틈새를 테마주가 비집고 들어올 수 있다. 과거 예를 보면 테마주를 포함해 중소형주가 성행한 것은 주가가 크게 오른 후 조정국면에 들어갈 때다. 지금이 그런 상황인데 종합주가지수는 10월까지 상승 흐름을 마무리짓고 소강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에 코스닥 시장이 열흘 넘게 오른 것도 이번 중소형주 상승이 만만치 않게 진행될 것임을 암시하는 사례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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