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하 교수 "북한 특구 늘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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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 내 지역격차를 방치해 두면 통일과정에서 남북한 모두에 심각한 사회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북한당국은 경제특구.관광특구를 확대해 지역간 균형개발을 모색해야 합니다. "

북한의 낙후지역 개발문제를 연구해온 이재하(李宰夏.지리학)경북대 교수의 주문이다.

李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1960년대 중반부터 군(郡)지역 경제활성화를 통한 도농(都農)간 균형발전정책 및 정치.군사 측면을 고려한 지역개발정책을 병행 추진한 결과 평양-여타지역간, 서부-동부지역간 격차가 심화했다고 한다.

평양은 대대적인 도시개발에 따라 과도성장한 반면 개성직할시.강원도.황해남도 등 휴전선 인접지역과 동부지역은 인구가 줄고 산업발전도 더딘 편이었다.

李교수는 "북한이 지역격차를 줄이려면 노동집약적 가공공업 경제특구와 관광특구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고 말했다.

가공공업 경제특구는 고용효과가 커 주민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어 유리하다. 남한.외국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북한의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李교수는 그 후보지로 평북 신의주지구, 황해남도 해주지구, 함남 함흥지구, 강원도 원산지구 등을 꼽았다. 양질의 노동력.양호한 교통망.풍부한 용수 등 입지조건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서다.

더욱이 이곳은 모두 낙후지역에 위치한 중심도시이기도 해 여기를 개발거점도시로 삼으면 통일과정에서 평양.남한지역으로의 인구이동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李교수는 내다봤다.

한편 백두산.금강산.묘향산 지구 등이 관광특구 후보지로 제시됐다. 개발 잠재력이 클 뿐 아니라 파급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백두산지구는 양강도, 금강산지구는 강원도, 묘향산지구는 평안남북도 및 자강도 등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李교수는 특히 "개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인근의 관광자원을 한데 묶어 종합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북한의 지역격차와 균형개발전략' 을 지난 3월 '대한지리학회지' (통권 79호)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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