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진필중·구자운, 두산 필승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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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도 마무리 진필중(28)과 중간계투 구자운(20)이 팀 필승 카드가 되고 있다.

두산이 27일까지 10연승을 구가하는 동안 둘이 합작한 경기만도 네경기. 1~2점차 박빙의 승부 때마다 둘은 어김없이 동반 출격한다.

27일 잠실 현대전에서도 둘은 다승왕 정민태를 상대로 차례로 등판했다. 1 - 1 동점인 7회초 1사에서 마운드에 오른 구자운은 1과3분의2이닝 동안 안타 하나도 맞지 않고 무실점으로 현대 막강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8회초 박종호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재빠른 견제구로 박을 아웃시키며 경기 분위기를 두산으로 돌렸다. 경기운영 능력에서도 구자운이 대형 투수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8회말 공격에서 한점을 빼내 2 - 1로 앞서자 '저승사자' 진필중이 출두했다.

첫 타자에게 중전안타를 허용,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를 투수앞 땅볼로 유도, 병살처리한 뒤 마지막 타자는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1연속 세이브를 올려 1992~93년 선동열이 세운 연속 세이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두산 10연승 기간 중 구자운은 여섯경기에 등판, 1승2세이브2홀드를 기록했다. 11과3분의2이닝 동안 단 1실점(방어율 0.79).

진필중은 일곱경기에 등판해 모두 세이브를 올리며 8과3분의2이닝 동안 2점만 허용했다. 두산은 선발투수진이 불안한데도 튼튼한 허리와 특급 마무리로 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구자운은 이제 갓 스물이 넘은 고졸 프로 2년차. 지난 겨울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을 딛고 지난달 중순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우완 김유봉이 오른손 검지 부상에 시달리고 좌완 이혜천이 제구력 난조로 흔들릴 때 구자운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두산 중간 허리를 지탱했다.

4구원승25세이브로 구원부문 1위를 독주하는 진필중은 구원부문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기세다.

지난해 자신이 세운 52세이브포인트(16승36세이브) 기록은 물론 현재 방어율 1.05를 0점대로 낮추는 것이다.

선동열의 18연속 세이브포인트, 정명원의 한시즌 최다 40세이브 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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