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방한한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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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전이 끝난 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참전용사 자격으로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매우 기쁩니다."

1952년 1월부터 10개월간 필리핀군 수색중대장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피델 V.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71)이 22일 방한, 6.25 50주년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필리핀군은 당시 유엔군의 일원으로 연인원 7천5백명이 참전, 1백49명이 전사했고 2백99명이 부상했다.

현재 '라모스 평화개발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그를 '6.25 전쟁 50주년 기념식' 이 열린 25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만나 그가 겪은 6.25에 대해 들어보았다.

- 어느 전투에 참전했습니까.

"중.서부 전선에서 중공군과 싸웠습니다.특히 임진강 전투에서는 특히 북한군과 중공군의 서울진입을 봉쇄하느라 숱한 희생을 치르었습니다. 나중에는 6.25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철의 삼각지대' 를 놓고 중공군과 백병전(白兵戰)을 치루기도 했습니다."

- 참전하게 된 동기는.

"1950년 미 육사(웨스트 포인트)를 졸업하고 필리핀군으로 돌아가 근무하던 중 먼저 참전한 1진과 교대하면서 자연스럽게 참전하게 됐습니다. 웨스트 포인트 동기생 6백70명 중 10% 정도가 그때 전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소감은.

"매우 좋은 결과가 기대됩니다. 빠른 시간내 완전한 통일이 되기를 필리핀 정부와 국민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체류 중 한양대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향군회관에서 연설한 그는 26일 출국한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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