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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오르고 고민도 풀고 … “멘토 언니 고마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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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 멘토링을 받은 서현정(왼쪽)양이 멘토 윤소희씨와 이화여대 교정에서 만났다. [황정옥 기자]

7월 1일자 열려라 공부에는 87명의 멘토들이 소개됐다. 이화여대 1~4학년생으로 구성된 멘토단은 초·중·고 학생들의 공부 고민을 풀어주거나 진로 상담을 해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다. 참여를 신청한 87명의 학생(멘티)들과 일대일로 연결돼 e-메일·메신저 등 온라인 방식으로 멘토링을 진행해 왔다.

윤소희(22·이화여대 교육학과 3)씨와 서현정(서울 압구정고 2)양도 지난 7월 처음 알게 된 멘토·멘티 사이다. 당시 서양은 고3을 앞두고 마음이 조급해진 데다 성적마저 떨어지자 공부 개조 프로젝트의 문을 두드렸다. 사범대생인 윤씨는 일대일 멘토링이 과외 지도와는 다른 좋은 경험이 됐다고 회고했다. 처음엔 서먹하기만 했던 둘은 엄지족 세대답게 문자를 수시로 주고받으며 곧 ‘절친’이 됐다.

윤씨는 영역별·문제 유형별 세세한 코칭과 함께 서양의 취약 부분을 지적해주고 보완할 방법을 함께 고민했다. 좋은 문제집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서양은 “외국어영역에서 문법은 공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멘토 언니가 경험담을 들려주며 골고루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해줬다”고 했다. 그 덕분에 서양은 2학기 중간고사에서 1학기 기말고사보다 평균 10점 정도 성적이 올랐다. 가장 자신 없던 수학에서도 10점가량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양은 윤씨에게 속상했던 일이나 고민도 털어놨다. “날씨가 추우면 감기 걸리지 말라고 걱정해주고 ♡를 넣은 문자로 격려해주기도 했어요. 든든한 대학생 언니가 생겨 정말 좋았어요.” 서양은 윤씨 덕분에 공부 계획도 더 성실히 지키게 됐다. 윤씨 역시 “서양이 작은 도움에도 고마워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멘토링 기간이 끝나는 게 아쉽기만 하다는 두사람. 윤씨는 “앞으로도 계속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며 “특히 뚜렷한 장래 희망이 없는 서양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6월 3일자 열려라 공부에 공부 개조 프로젝트 주인공으로 소개됐던 백명지(서울 강남중3)양은 그 이후 공부가 재미있어졌단다. 프로젝트팀과의 만남 이후 사교육을 끊었던 백양은 열려라 공부팀과 비상 공부연구소가 마련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했다. 백양은 “학원도 과외도 그만뒀을 때 처음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프로젝트팀의 조언과 미션이 공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준다고 믿고 그대로 따랐다”고 말했다.

백양은 학원을 그만두면서 숙제에 치이던 생활에 여유가 생겼다. 자신만의 공부법도 차츰 터득하게 됐다. 백양은 “혼자 하는 공부는 감시하는 사람이 없는 동시에 내가 속여야할 사람도 사라진 셈이었다”며 “답을 보고 풀어봤자 내 손해이기 때문에 정직하게 공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부중에도 부엌·거실을 드나들던 백양이지만 최근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런 백양 덕분에 부모님의 잔소리는 줄어들었고 집안 분위기도 예전보다 밝아졌다.

백양은 요즘 고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목표인 경찰대에 가기 위해서는 내신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선행 학습을 하기로 한 것이다. 어머니 이남숙(46·서울 동작구)씨는 “고교 입학을 앞두고 다시 학원을 보낼까도 생각했지만 ‘혼자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명지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털어놨다. 백양도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혼자서 하나하나 해나갈 때마다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스스로 하는 공부가 유리하다는 걸 알았어요. 앞으로도 지켜봐 주세요.”

글=최은혜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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