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 속 과학 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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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에도 재미있는 과학원리가 숨어있다. 잎이 뾰족한 침엽수의 특징부터, 나무를 장식하는 꼬마전구와 눈송이까지 초등학교 교과와 모두 연결되기 때문. 와이즈만 전윤주 연구원은 “책에서만 본 이론을 집에서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음 학년 과학 교과를 미리 예습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생물 포인세티아와 꽃의 다른 점 익혀

“침엽수는 좁은 잎으로 인해 증산작용(식물이 빨아들인 물을 주로 잎을 통해 김 상태로 내보내는 것)이 적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죠.”지난 15일, 방배동 와이즈만 과학영재센터. 이재하(흑석초 3)군이 크리스마스 트리와 연관된 과학교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침엽수와 활엽수의 차이는 올해 이군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다. 이군은 “추운 지방에 사는 침엽수가 크리스마스 트리에 적합하다는 걸 배웠다”며 “활엽수가 상록수가 아닌 이유를 오늘 정확히 알았다”고 말했다. 트리를 장식한 눈송이를 활용해서 눈의 원리도 공부할 수 있다. 눈의 생성원리와 결정의 특징은 4학년 교과에 등장하는 중요 단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는 빨간 포인세티아는 5학년 교과에서 배우는 꽃과 잎의 차이점을 관찰하는 데 유용하다. 구몬학습 조민경 팀장은 “포인세티아는 관엽식물(잎을 감상하는 식물)로, 흔히 꽃잎으로 착각하는 빨간 잎은 사실 꽃 바로 밑에 난 잎(꽃턱잎)”이라며 “붉은 잎 가운데 있는 녹색의 작은 꽃이 포인세티아의 진짜 꽃”이라고 말했다. 암술과 수술, 꽃받침으로 구성되는 꽃의 구조를 알려준 뒤, 포인세티아의 잎이 꽃잎이 아닌 이유를 아이가 직접 확인하게 한다. 실제 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잎이나 꽃받침이 변형돼 꽃처럼 보이는 다른 식물을 찾아봐도 좋다.

물리 꼬마전구로 직렬·병렬 혼합원리 학습

5학년 과학단원에서 배우는 직렬·병렬 연결은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 트리를 장식하는 꼬마전구를 활용하면 직접 눈으로 보며 원리를 학습할 수 있다. 복잡하게 꼬여 있는 꼬마전구의 선을 펼쳐보면 직렬과 병렬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직렬과 병렬의 혼합 방식. 여러 개의 전구가 일직선(직렬)으로 연결된 선을 사다리(병렬)처럼 연결했다. 아이넷스쿨 염경화 과학강사는 “직렬로만 연결하면 하나의 전구가 고장날 때 전체 전구가 꺼지고, 병렬로만 연결하면 전선이 많이 소비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 개의 전구를 껐을 때 어떤 전구의 불이 함께 꺼지는지, 어떤 전구의 불빛이 약해지는지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전구의 종류를 공부하다 보면 과학 심화학습주제로도 연결할 수 있다. LED(Light Emitting Diode·발광다이오드)·네온 전구의 원리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LED·반도체와 필라멘트의 차이점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건전지와 전구, 전선을 연결해 직렬과 병렬에서 오는 빛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 연구원은 “전구 빛의 밝기 차이와 건전지의 사용기간에 대해 정리해보라”며 “일상생활에서 전지가 직렬로 연결되는 리모컨, 병렬로 연결되는 손전등의 차이를 알아보는 것도 이해를 돕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진=이재하군과 전윤주 연구원]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 사진=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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