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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 묻힌 금괴 소문 단서로 고종·대한제국 독립정신 재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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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독도는 우리 땅’ ‘한국을 빛낸 백 명의 위인들’을 작사·작곡한 박문영(57·예명 박인호·사진)씨가 문영이란 필명으로 역사소설 『제국의 부활-황제』(전3권, 평민사)를 펴냈다. 한국문화콘텐츠산업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콘텐츠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이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엄청난 양의 금괴를 땅에 묻어뒀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중학교 때 국사 선생님에게 들었던 이야기였어요. 나이 든 사람들은 그런 소문이 있었다는 걸 알지요.”

‘개도 금목걸이를 하고 다닌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엄청난 금 생산 국가였던 조선의 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 박씨는 경복궁을 중건하는 재원은 물론이고 고종의 독립운동 자금도 모두 이 금괴에서 나왔으리라 추정한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그는 고종과 대한제국을 재평가한다.

“드라마에 고종만 나오면 시청률이 2~3%포인트 떨어진다고 후배 PD가 그럽디다. 고종과 조선이 부패와 무능으로 멸망했다는 일본의 논리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도 오염돼 있습니다. 조선은 결코 부끄러운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고종은 온몸을 던져 일본의 침략을 막으려고 노력했던 책임감 있는 군주였어요. 고종이 아니었다면 1890년대에 이미 일본에 먹혔을 겁니다.”

그가 소설의 제목에 쓴 ‘제국의 부활’이란 결국 우리 정신의 부활이다. “조선은 인본이 살아있는 국가를 추구했어요. 의를 숭상하는 세력이 힘을 숭상하는 세력과 충돌하면 당장은 지게 돼 있죠. 하지만, 새 시대엔 정신가치가 물질가치를 이길 겁니다.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 민족으로서 자부심을 가져야죠.”

박씨는 경력이 다채롭다. 서울대 건축공학과 출신인 그는 1970년대 통기타 듀엣 ‘논두렁밭두렁’에서 가수로 활동하다 라디오 PD로 전직했다. TBC 동양방송에서 시작해 80년 방송통폐합으로 KBS로 옮겨 ‘안녕하세요, 황인용 강부자입니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 등을 연출했다. 음악평론가로도 활동했으며, 현재는 창작뮤지컬 ‘단종과 정순왕후’ 총감독을 맡고 있다.

글=이경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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