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전문위원에게 물어보세요] 이유없이 졸도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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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요즘 들어 가끔 순간적으로 잠깐씩 졸도하는 일이 생깁니다. 몸이 피곤한 것도 아니고 걱정되는 일도 없는데 그래요. 술.담배도 이미 10년전 끊은 상태입니다. (경기도 일산 중년 남성)

<답> 일시적인 졸도처럼 보이는 경우 심장 부정맥이 심하거나 뇌 혈관의 혈액공급이 잠깐 중단되는 일시적 허혈성뇌질환 등 심각한 질병의 전조증상일 때가 있습니다.

졸도하는 순간 잠시동안 정신만 잃나요, 아니면 확 넘어지나요. 부정맥이 원인일 땐 심장에 혈액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얼굴에 핏기가 가시고 확 넘어집니다.

이렇게 몇 분간 의식을 잃었다가 심장에 서서히 혈액이 공급되면 혈색이 회복됩니다. 일과성 뇌허혈증상은 뇌혈관이 동맥경화 등으로 많이 막혀 있는 사람에게 나타납니다.

순간적으로 혈액이 정체돼 혈관이 막히면서 일시적으로 뇌기능이 마비됐다가 혈액이 다시 순환되면 괜찮아 지지요.

이 일로 뇌가 손상되진 않지만 이는 심각한 뇌줄중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신호이기 때문에 뇌검사를 받은 후 이상이 있으면 치료를 받아야 해요.

비단 순간 정신이 깜빡 나가는 현상뿐 아니라 말을 어눌하게 한다던지, 찻잔을 떨어뜨린다던지, 단추를 제대로 못끼우는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얼마전 사망한 오부치 게이조 전일본 수상도 이런 전조증상을 간과하다가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은 것입니다.

따라서 K씨도 속히 신경과에서 뇌혈관 자기공명영상촬영 등 정밀검사를 받아 원인을 알아내야 합니다. 뇌허혈증상이 나타날 경우 혈전용해제 등을 복용하거나 막혀가는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을 받아야 합니다.

이 병은 흡연.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이 위험인자인데 통상 금연한지 3년이 지나면 흡연으로 인한 위험인자는 없어집니다.

◇ 문의내용은 정보과학부팩스(02-751-5627)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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