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사 갈등 해결 실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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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일부 뉴스 프로그램의 결방 사태로까지 번지던 KBS 노동조합의 파업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파업 5일째인 7일 KBS의 현상윤 노조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측과 갈등을 빚어온 현안들이 풀려가고 있다" 며 "마지막 감정싸움만 정리된다면 파업 철회를 고려할 수 있다" 는 입장을 밝혔다.

현위원장은 또 "파업을 철회하기 위해서는 실.국 단위 조합원들의 의견수렴 단계가 필요하다" 며 "지금 당장 파업을 끝내더라도 조합원들이 업무로 복귀하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것" 이라고 내다봤다.

KBS 노조가 이처럼 전향적 자세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의 갈등요인들이 속속 해결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첫번째 쟁점중의 하나였던 조합원들의 임금인상안의 경우 노사간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노조는 14.9%의 임금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7% 인상안을 고집했다. 이 문제에 대해 현위원장은 "8%선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해 교섭 중" 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임금인상 다음으로 문제를 삼은 박권상 사장의 특정고(J고) 편중인사도 노조가 만족하는 수준에서 가닥을 잡았다. KBS는 7일 편성본부장(이흥주).보도본부장(류근찬).제작본부장(이석우).기술본부장(이광태).경영본부장(한안성).특임본부장(김인규) 등 본부장 6명을 새로 임명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무난한 인사" 라며 편중인사 문제를 더이상 거론하지 않을 뜻을 비쳤다. 실제로 신임 본부장 6명 중 특정고 출신은 한명도 끼지 못했다.

KBS 노조는 지난 3일 파업에 돌입하기 전 이미 기자간담회를 통해 "장기간 파업할 힘은 없다" 고 밝힌 바 있다. 그래도 예상보다 빨리 파업철회의 뜻을 밝힌 것은 국가 기간방송으로서 남북정상회담 등 국가적인 중대사을 앞두고 시청자들로부터 반감을 살지 모른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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