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너지 블랙홀’ 파이프 공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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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투르크메니스탄 사만데페 가스전에서 14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중국으로 연결되는 천연가스관의 밸브를 돌리고 있다. [사만데페 AP=연합뉴스]

중국이 해외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4대 에너지 수송라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대 수송라인은 서북쪽의 중앙아시아~중국 석유·가스관, 동북쪽의 러시아~중국 석유·가스관, 미얀마~중국 석유·가스관, 동부의 전략석유 비축 기지를 말한다. <지도 참조>


16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14일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해 사만데페 가스전에서 중앙아시아~중국 가스관 개통식에 참석했다. 이날부터 투르크메니스탄을 출발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경유하는 중앙아시아~중국 가스관을 통해 중앙아시아의 천연가스가 중국에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이 가스관의 연간 수송 능력은 45억㎥다. 2012년까지 300억㎥로 늘릴 예정이다. 가스관은 1801㎞로 지상에서 가장 길다.

중국은 이 가스관을 건설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3국과 10년간 자원외교를 집요하게 펼쳐왔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은 7월부터 전용 송유관을 통해 카자흐스탄으로부터 매년 2000만t의 석유를 공급받고 있다. 9월에는 미얀마~중국 송유관과 가스관 기공식이 열렸다. 20억 달러가 투입되는 거대 프로젝트다.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에 따르면 2012년 완공되는 이 송유관은 1100㎞로 연간 2000만t의 석유를 수송하게 된다. 2806㎞에 달하는 가스관은 매년 120억㎥의 가스를 수송할 예정이다.

송유관이 완공되면 중국은 믈라카 해협으로 우회하지 않고 인도양을 거쳐 벵골만을 통해 곧바로 중국 서남부로 원유 수송을 할 수 있게 된다. 1200㎞의 수송 거리를 단축하는 효과가 생겨 그만큼 수송비가 절감된다. 중국은 내년에 미얀마 시트웨항에 30만t 규모의 원유 전용 부두를 건설하고 60만㎥의 원유저장고를 건설할 예정이다.

중국은 또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량으로 도입하기 위해 송유관과 가스관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베리아에서 베이징(北京)과 신장(新疆)자치구로 각각 유입되는 2개 가스관이 건설 중이다. 또 동시베리아의 스코보로디노에서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유전으로 석유를 수송할 1030㎞ 길이의 송유관도 5월 착공됐다. 이 송유관이 내년 10월께 완공되면 2011년부터 20년간 매년 1500만t의 석유를 중국에 공급하게 된다. 중국은 그 대가로 250억 달러의 차관을 러시아에 제공키로 올 2월 합의했다. 이 밖에 중국은 동부 연안의 상하이(上海)·톈진(天津)·닝보(寧波)·잉커우(營口)·후이저우(惠州)·양푸(洋浦) 등지에 석유 비축 기지를 전략적으로 건설해 중동·남미·아프리카에서 수입한 석유를 저장할 계획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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