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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7연패…선발투수진 몰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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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그들만의 리그' 로 가는 것일까.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한화의 몰락과 함께 현대.두산.삼성.LG.롯데의 5강 구도로 좁혀지고 있다.

이번주 매직리그 2, 3위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롯데와 한화의 3연전에서 세판 모두 한화가 무기력하게 무너져 롯데는 승률 5할대(0.480)로 육박하며 탄력을 받기 시작한 반면 한화는 승률 3할대로 곤두박질 쳐 롯데와의 게임차가 6게임으로 벌어지게 됐다.

지난 1일 현재 팀별로 대략 50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포스트 시즌을 대비해야 한다' 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화의 약세는 시즌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정민철의 일본 진출, 이상목의 부상, 송진우의 뒤늦은 합류로 마운드의 붕괴가 우려됐기 때문. 5월 이후 송진우가 다시 복귀하면 팀 특유의 끈끈함이 다시 불을 붙여 지난해와 마찬가지의 막판 대역전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 추락은 의외로 '다이너마이트 타선' 이라 불렸던 방망이의 부진에서 비롯되고 있다. 한화 타선은 최근 5경기에서 팀타율 0.204로 간신히 2할대에 턱걸이하고 있다.

중심타선인 데이비스(0.190).로마이어(0.118).장종훈(0.188).송지만(0.182)이 찬스 때마다 번번이 헛 방망이질을 해 팀의 7연패를 자초했다.

정민철.이상목의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 기대했던 새내기 조규수마저 난타당하자 선발투수로 누구를 내보낼지 이희수 감독은 하루하루가 고민이다.

송진우만이 3승1세이브로 제몫을 할 뿐 특급마무리 구대성은 팀의 연패속에 '개점휴업' 상태다.

선수들간의 불협화음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은 "마운드가 믿음을 주지 못하니 타격에서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고 말해 투수들을 발끈하게 했다. 한화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코칭스태프의 보직변경을 두세차례 감행했으나 부작용만 늘어갔다.

한화의 위기는 단순히 한화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연고지 변경과 양대 리그간의 수준차로 야구팬들의 관심이 뚝 떨어진 현재의 프로야구 위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한화마저 순위경쟁에서 탈락한다면 정규시즌의 팽팽한 긴장감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본격적인 여름시즌이 시작되면 겨울 스프링캠프의 효과가 나올 것" 이라는 이희수 감독의 기대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백일몽같기만 하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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