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못맡는 후각신경 장애 스테로이드 요법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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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흔하다. 미국의 경우 후각장애환자가 2%에 이른다. 이들 환자는 위급상황시 불이나 가스냄새를 맡지 못할 위험이 있다.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냄새를 맡지 못하면 맛을 느끼는 미각까지 함께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후각장애의 원인은 콧 속에서 공기의 흐름이 방해를 받는 것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콧살이 붓거나 코버섯이 생기거나 비중격이 휘는 경우다. 이땐 항생제나 수술로 원인을 치료하면 다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문제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후각신경 자체가 손상을 받아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경우. 지금까지 비타민이나 황산아연치료법이 시도되어 왔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이 경우 스테로이드요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양경헌교수팀은 최근 이비인후과학술대회에서 후각신경 손상으로 냄새를 맡지 못하는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3개월동안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결과 냄새맡는 능력을 의미하는 후각역치가 평균 1.74에서 2.85로 증가했으며 간장 등 한국인에게 친숙한 42가지 물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종류도 치료전 32.9%에서 치료후 38.6%로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든 경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 양교수의 지적이다.

양교수는 "머리를 다쳐 후각신경이 물리적으로 손상된 사람이나 냄새를 맡지 못한 상황이 수년전부터 만성화된 경우엔 큰 도움이 안되지만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으로 후각신경이 손상돼 비교적 최근들어 냄새를 맡지 못한 사람에겐 효과가 있다" 고 밝혔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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