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제철맞은 인천 논현동 소래포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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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젓갈 시장으로 이름난 인천 소래 포구(남동구 논현동)에 요즘 볼거리.살거리가 하나 늘었다.

바로 꽃게다. 계절의 별미인 꽃게가 한창 잡히는 때가 되니 소래 포구에 들어오는 배마다 꽃게가 만선이다.

꽃게는 바로 항구 옆 수협 공판장으로 옮겨 경매한다.

꽃게들이 서로 다리를 파닥거리며 다른 게의 등판을 두드리는 통에 공판장 안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제법 요란하다.

바구니 째로 무게를 다는 동안에도 위에 있던 놈들은 기어나와 도망을 가고, 하나라도 놓칠세라 다시 잡아넣는 어부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경매가 시작되면 꽃게 바구니들을 죽 늘어놓고 경매사가 연신 수신호를 하며 흥을 돋우려 "테에에~차, 테에에~차" 뜻없는 추임새를 해댄다.

맞은 편에는 도매상들이 한줄로 늘어서 손가락으로 값을 표시한다. 어떻게 돼가는 건지 넋을 잃고 보다보면 어느새 잔뜩 늘어놓은 꽃게는 다 팔려 나간다. 이런 장면을 보려면 배가 들어오는 밀물 때를 맞춰가야 한다.

수협 소래지점에 따르면 주말인 27, 28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꽃게 배가 들어온다고 한다.

암컷은 경매에서 1㎏에 2만5천~2만7천원으로 수컷보다 1만원 정도 비싸다. 고소한 알을 배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경매에 참가할 수 없고 그보다 조금 비싼값으로 공판장 옆 시장에 있는 가게에서 사야 한다.

경매에서 물건을 뗀 도매상과 흥정을 잘 하면 경매장 안에서 펄펄 뛰는 꽃게를 살 수도 있다.

꽃게 말고도 범게.돌게.가재.가오리.낙지 등이 요즘 소래 경매장에 등장한다.

소래 젓갈시장도 볼 만하다. 시장안에 젓갈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만 1백50여곳으로 빨간 오징어젓.꼴뚜기젓, 누런 조개젓, 옅은 분홍빛 새우젓 등을 수북이 쌓아놓은 가게들이 죽 늘어선 모습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광어.우럭 등 생선을 파는 가게도 1백여곳 있다. 낮에는 광어 1㎏에 1만원을 부르던 상인들이 그날 못팔면 손해라는 생각에 오후 늦게부터 1천원씩 값을 내리기 시작한다.

혹시 더 싸게 살 수 있을까 기다리는 손님들과 흥정하느라 가게는 밤늦도록 한낮보다 더 소란스럽다.

▶가는 길〓승용차로는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인천쪽으로 가다 부천IC를 지난 직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갈아타고 판교 방향으로 간다.

장수 교차로에서 내려오면 '남동구청.소래'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다. 남동구청 앞을 지나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가면 소래 포구가 나온다.

대중교통으로는 제물포역과 동인천역 건너편에 21번 버스가 약 30분에 1대씩 있다. 소래포구까지 40~50분 걸린다.

글.사진〓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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