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대책기구, 에티오피아에 식량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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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굶주림의 땅에 사랑의 밀을-. ' 3년째 계속되는 극심한 가뭄으로 8백만명 이상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고 있는 에티오피아를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회장 尹南重)가 이달초 찾았다.

긴급 구호단이 방문한 곳은 에티오피아 남부 곤다(South Gondar).지지가(Jijiga).고데(Gode)지역. 기근과 페스트로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밀가루 20t 등 모두 1만달러어치의 식량을 전달했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남동쪽으로 3백60마일 떨어진 고데지역 난민촌. 3평 남짓한 닭장같은 곳에 6, 7명의 식구가 각국 NGO에서 지원하는 식량으로 연명하고 있다.

배급 식량은 1인당 하루 1백70g.난민촌 곳곳에 야위고 병든 아이들이 누워있다. 자녀 6명을 데리고 이곳에 온 무하마드는 "급식소로 오는 도중 많은 아이들이 굶어 죽는다" 고 말했다.

국립병원인 고데병원에는 영양실조.장티프스 환자가 줄을 잇지만 치료시설은 열악하다. 대부분 천막이나 복도에 누워 입원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제대로 먹지 못해 영야실조에 폐병까지 겹쳐 각혈하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정정섭(丁鼎燮)부회장은 "50년 전 어려운 경제 사정에도 7천여명이 한국전쟁에 참전해 우리나라를 도왔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된다" 며 "이제는 우리가 이들을 도와야할 때" 라고 강조했다.

◇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국제기아대책기구(FHI)와 협력해 굶주리는 지구촌 이웃들을 위해 구호활동과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는 유엔 공인 NGO다. 89년 설립된 후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북한 등 세계 40여개국에서 긴급 구호활동을 벌여왔다.

또 농업.수자원.교육.보건위생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사업에도 참여했다. 에티오피아의 한국전쟁 참전용사회에 1996년 1만5천달러를 지원, 빵공장을 설립해 주기도 했다. 이 공장은 하루 6백개의 빵과 에티오피아 전통음식인 인젤라 2백50개을 생산하고 있다.

02-544-9544

아디스아비비=정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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