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물 냉각수 15%가 레지오넬라균 오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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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들어 발생한 레지오넬라증 양성환자가 지난 한해 동안의 환자수에 육박한 가운데 백화점.호텔.병원 등 서울시내 다중이용시설 냉각탑 물의 15.7%가 레지오넬라균(菌)에 오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14일 한국환경위생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1994~98년 조사한 서울시내 6백37개 대형건물의 냉각탑 중 모두 1백곳의 물 속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 쇼핑센터의 경우 조사 대상 93곳 중 19.4%인 18곳에서 균이 검출돼 평균치를 웃돌았으며,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모인 병원도 조사대상 1백3곳 중 12.6%인 13곳에서 균이 나왔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검사기간이 냉각장치를 많이 쓰는 8월이 아닌 장마철에 실시돼 성하기에 새로운 검사기법(PCR.연쇄중합반응)을 적용할 경우 더 많은 곳에서 균이 검출될 것" 이라며 "냉각탑 물에 대한 지속적 관리와 소독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한편 국립보건원은 94~98년 연간 1~2명 수준이던 레지오넬라균 양성자가 지난해 23명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들어 지난 8일까지 22명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 레지오넬라증(症)〓76년 미국 필라델피아 '재향군인' 모임에서 2백20명의 환자가 집단 발병, 이중 34명이 사망하면서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주로 오염된 냉방.가습기와 관련이 있으며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잠복기가 2~10일로 치명률이 15~25%에 이르는 폐렴형, 잠복기가 30~40시간으로 권태감.근육통.오한.두통을 동반하는 독감형(폰티액열)이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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